왕이 중국 외교부장 방문 직후 습격 벌어져
아프리카 국가인 차드의 압데라만 쿨라말라 외무부 장관이 8일 수도 은자메나의 대통령실에서 벌어진 총격전 직후 허리춤에 권총을 찬 모습으로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은자메나=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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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 국가 차드의 대통령궁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 총격전으로 최소 19명이 숨졌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차드 정부는 이날 저녁 수도 은자메나의 대통령궁 근처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무장 괴한 18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대통령궁 보안요원 1명도 사망했다. 부상자는 9명(괴한 6명, 보안요원 3명)에 달한다.
압데라만 쿨라말라 차드 외무장관 겸 외무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상황이 완전히 통제되고 있으며 안정을 해치려는 시도가 진압됐다"고 말했다.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은 총격전 당시 대통령궁 집무실에 있었으며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총격전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데비 대통령을 공식 예방한 지 몇 시간 후인 오후 8시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왕 부장은 차드를 포함해 나미비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이다. 익명 소식통은 "차량 3대에 탄 괴한들이 대통령궁 주변의 군사 캠프를 공격했으나 군대가 그들을 무력화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은자메나의 주요 도로에는 무장 경찰과 탱크가 배치됐으며, 대통령궁 방향 도로는 모두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차드는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다. 인구 약 1,800만 명인 석유 수출국이지만, 1960년 독립 이후에도 사하라 이남 사헬 지역에 마지막 프랑스 군사 기지를 두는 등 프랑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프랑스와의 방위·안보 협정 종료로 차드에 주둔하던 프랑스군 1,000여 명이 철수한 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대통령궁을 공격한 무장괴한들이 카메룬, 나이지리아, 니제르 접경지역에서 활동 중인 보코하람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소속이라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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