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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업계는 '게임'이라는 본질로 돌아가 대규모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간 무분별하게 벌려온 비게임 사업을 정리하고, 게임 개발에 전사 역량을 쏟을 수 있도록 조직 개편에 나섰다. 개발적인 측면에서는 전에 없던 도전적인 시도도 잇따랐다. 작년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성과로 가시화할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상황도 녹록치만은 않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3년 약 1839억달러(한화 약 24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는 2026년엔 약 2070억달러(약 27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8%로,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기록한 CAGR(6~8%)에 비해 둔화가 역력하다. 글로벌 게임산업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서 더욱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몇 년간은 장기 지속 가능성을 가진 게임사가 가려지는 잔혹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변화의 노력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국내외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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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작년 몇몇 국산 게임이 글로벌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K-게임에 대한 해외 게이머 시각이 전과 달라진 점은 위안을 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게임사들이 잇따라 이용자 니즈를 외면하는 행보를 보이며 표류하고 있는 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상반기부터 글로벌향 신작을 앞다퉈 공개할 계획이다. 신작 릴레이의 포문을 여는 게임사는 위메이드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다.
위메이드는 1분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출시한다. 언리얼엔진5를 기반한 고품질 그래픽으로 구현된 게임으로, 블록체인 경제를 도입해 수익모델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온하트도 같은 시기 ‘발할라서바이벌’을 공개한다. 핵앤슬래시 장르에다 로그라이크 요소를 곁들인 모바일 게임으로, 손쉬운 게임성이 강점이다.
업계 침체 속에서도 작년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넥슨과 크래프톤은, 오는 3월28일 동시에 대형 신작을 출시하며 타 게임사들과 격차를 벌려나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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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신작 ‘인조이’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서비스한다. ‘심즈’ 이후 명맥이 끊긴 대형 인생시뮬레이션 장르 PC 게임으로, 국내외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넥슨은 서구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또 다른 히트작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신작들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작년 실적 반등에 성공한 넷마블도 미디어믹스 전략에 부합하는 신작을 꺼내들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상반기엔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PC·모바일 액션 게임 ‘왕좌의게임: 킹스로드’가, 하반기엔 인기 만화 기반의 콘솔 게임 ‘일곱 개의대죄: 오리진’을 출시한다. 모바일에 편중된 넷마블 사업 구조를 확장할 핵심 작품들로 꼽힌다.
상반기 중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 ‘택탄: 나이츠오브가즈’ 출시도 예정돼있다. 오는 2월중 출범하는 독립 스튜디오 체제에서 출시되는 첫 게임으로, 엔씨 글로벌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엔씨는 연내 ‘아이온2’, ‘LLL’ 등 자체 개발 신작과 다양한 퍼블리싱 신작을 선보이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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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올해는 인공지능(AI) 창작 도구를 개발 과정에 활용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려는 시도가 향후 업계 내에서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게임업계는 해를 거듭하며 증가하는 개발 비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자회사 인섬니악은 ‘스파이더맨2’ 개발에 약 3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는 5년 전 출시된 전작 개발 비용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섬니악은 스파이더맨2로 1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지만, 지난해 SIE의 대규모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단일 게임의 흥행 성과만으로는 급증하는 개발 비용과 장기적인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미 상당수 글로벌 게임사들은 AI 도구를 개발자들에게 공급하며 생산성 향상에 성공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중국 대표 게임사 텐센트는 자체 AI 개발 엔진을 도입해 배경 제작과 콘텐츠 생성 작업의 효율성을 40배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게임사들의 AI 도입도 활성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 ‘바르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AI 모델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전담 조직을 분사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본부와 AI 게임 개발 전문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를 통해 AI 신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게임의 재미로 연결짓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 등도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AI를 게임 서비스 과정에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게임산업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변화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동력을 아예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도 “게임도 K-콘텐츠 중 하나가 아닌가. 국산 게임만의 강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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