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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단독]관저 앞 한남동 육교 위험하다···안전점검 ‘C등급’ “집회인파로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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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반 집회 시민들 운집에 ‘흔들흔들’

최근 구청에 “불안하다” 민원 50건 접수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북한남삼거리 육교를 이용하고 있다. 이 육교는 지난해 안전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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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북한남삼거리 육교가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육교는 최근 대통령 관저 일대에서 벌어지는 탄핵 찬반 집회 등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에는 “육교가 흔들려 불안하다”는 취지의 민원이 5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남삼거리 육교는 지난해 용산구청이 시행한 시설물 정밀안전점검 종합평가 결과 정밀안전점검 용엽 업체로부터 안전등급 C등급을 받았다. 이 육교는 한남대로를 횡단하는 길이 55m·폭 3.5m의 보행자 전용 육교로, 용산구 내에서 길이가 가장 긴 보도육교다. 이곳은 서울 시내 주요 간선도로로 연결되는 한남대교 진입로라 교통량이 많아 횡단보도가 없다. 이 때문에 이 육교를 이용해 대로를 건너야 한다.

C등급은 일반적인 시설 사용에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정기안전점검 C등급은 ‘주요 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고, 주요 부재에 내구성·기능성 저하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부재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한국건설안전협회)’를 의미한다.

경향신문

대통령 탄핵반대집회 참석자들이 10일 서울 한남동 북한남삼거리 육교를 이용하고 있다. 해당 육교는 지난해 안전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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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한남동 일대가 인파가 매일 밀집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선 후 이 일대에선 연일 윤 대통령 탄핵 찬성, 반대 시민들이 각각 모여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이 공전하고 탄핵 찬반 갈등이 고조될수록 늘어나는 집회 인파와 위험은 비례해서 늘어나는 상황이다.

육교 수명이 오래된 만큼 더 정교하고 정밀한 안전 진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잘 관리된 보도육교는 40년까지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30년에 근접한 육교는 노후화를 염두에 두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남삼거리 육교는 1998년 준공했다. 올해 27살이 된 육교다. 용산구청은 연내 개보수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재승 한남대 토목건축공학부 교수는 “육교 길이가 길면 기온의 변화에 따른 하중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30년 가까이 됐고 C등급을 받았다면 전면 재시공을 요하기 직전 단계인 만큼 노후화 문제를 겪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등급에 반영되지 않은 위험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 2023년 1월 서울 영등포구 도림 보도육교는 직전 안전등급에서 최상급인 A등급을 받았으나 아치 부분이 꺼지면서 붕괴했다.

경향신문

탄핵반대집회에 8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운집한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 북한남삼거리 육교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권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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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를 건너는 시민들은 ‘육교가 흔들린다’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모씨는 용산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육교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흔들림이라 할까? 느낌이 이상했다. 육교를 내려와서 주변을 살펴보니 긴 육교에 받침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당분간 유사한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민들이 육교로 건너가도록 유도하기보다는 임시 건널목을 만들어 이동하게 하든지 임시 화장실을 추가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육교를 이동하는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용산구청은 이 육교와 관련한 민원이 올해 들어 약 50여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육교에는 구청 직원들과 경찰관이 배치돼 인파를 관리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보도육교 특성상 흔들림이 있을 수 있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며 “현장에 인원을 파견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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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북한남삼거리 육교에 용산구청에서 설치한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권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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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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