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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KB국민은행으로 '환승'…농협과의 '7년 동행' 마침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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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KB로 변경 추진…당국 요구사항 보완해 제휴은행 변경 성공

"계좌 개설 어렵다" 이미지 탈피…2030 젊은 층 본격 공략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2024.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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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오는 3월부터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교체하는 가운데, 빗썸이 7년 가까이 이어 온 농협은행과의 제휴를 끝낸 배경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빗썸이 '1등 은행'과의 제휴로 시장 점유율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국 요구사항 반영해 '환승' 성공한 빗썸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최근 빗썸이 제출한 실명계좌 발급은행 변경 신고서를 수리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24일부터 빗썸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하려는 고객은 국민은행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빗썸 이용자는 NH농협은행 계좌를 통해 빗썸에 원화를 입금한 후 거래를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국민은행을 통해 원화를 입금하게 된다.

KB국민은행 계좌 연결 사전등록은 1월 20일 오전 9시부터 개시된다. 관련 내용과 세부 절차에 대해서는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3월 24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원활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은행계좌 신규 등록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NH농협은행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금융당국, 은행들과 긴밀히 협조해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제휴 은행 변경은 빗썸이 1년 넘게 추진해온 사안이지만,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지난해 초와 9월 두 차례 변경 시도에 실패했다.

빗썸은 지난해 초 국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논의를 거쳤으나, 당시에는 당국이 제동을 걸어 최종 협상이 불발됐다. 이후 지난해 8월 빗썸은 국민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의미하는 서류를 받아 금융당국에 변경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하지만 한 달 뒤인 9월 당국은 빗썸에 신고 불수리가 아닌 서류 및 시스템 보완을 요구했다. 당시 빗썸이 농협은행과의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제휴 은행 변경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계약이 끝나기 전 한 달 이상의 시간을 두고 고객에 은행 변경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고 보고, 이 점을 보완하라고 했다. 이에 빗썸은 급히 농협은행과 6개월만 계약 기간을 연장한 뒤, 이 계약이 끝나는 3월 24일부터 국민은행으로 은행을 변경하게 됐다.

"계좌 개설 어렵다" 이미지 탈피…2030 본격 공략

빗썸이 제휴 은행 변경을 시도해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국민은행이 20·30 투자자를 잡기에 용이한 점 △농협은행이 가상자산 투자용 계좌 발급에 인색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점 등이다.

우선 국민은행의 경우 가상자산 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20·30 세대를 끌어들이는 데 용이하다. 국민은행은 나라사랑카드, 알뜰폰 서비스 등으로 20·30 고객이 많은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 앱(애플리케이션) 작업도 다른 은행에 비해 빠르게 추진했다.

또 농협은행이 가상자산 투자용 계좌 발급에 인색하다는 이미지는 빗썸의 점유율 확대에 오랜 장애물이었다.

가상자산 시장 초창기인 2018~2020년 농협은행 창구에선 "가상자산 투자를 하려 한다"고 언급할 경우 계좌 개설이 불가능했던 사례가 다수 있었다. 창구를 통한 개설이 불가능한 탓에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경우, 한도 계좌로만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가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농협은 계좌 발급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뚫고 비대면 계좌 개설을 지원하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기 시작했다. 2018년 압도적 1위였던 빗썸이 2위로 주저앉게 된 데는 제휴 은행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단, 농협은행도 최근 들어선 빗썸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지난해 '빗썸 라운지' 안에 창구를 입점시키고 빗썸 앱 내에서 계좌 개설을 지원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전의 이미지가 빗썸에는 장애물로 통했던 만큼, 빗썸과의 인연을 지속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이 같은 이점을 토대로 빗썸이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코인원도 농협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제휴 은행을 변경했으나, 빗썸은 코인원에 비해 거래량이 크고 회원 수도 많은 만큼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란 관측이다.

또 빗썸이 지난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점유율을 40% 가까이 끌어올렸던 사례도 있다. 1월 현재 20% 수준으로 다시 가라앉았지만, 파격적인 정책을 다시 한 번 시도하는 만큼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객이 많고, 통합 앱이 간편한 것 등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민은행의 장점이 빗썸에도 장점이 될 수 있을지 계속 동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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