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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초딩까지 '코딩 열풍' 불더니 이럴수가…"AI에 일자리 빼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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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개발자 넘보는 AI, 美기업 "올해 채용 없다"
韓 신입 IT개발자 채용 '찔끔' 예정, "역량 높여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부산 ICT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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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무패'라더니 지금은 완전 레드오션이에요."

'억대 연봉'을 꿈꾸며 코로나19 때 입문한 개발 꿈나무들이 '코딩 낭인'이 될 위기에 처했다. 경기침체로 채용시장엔 한파가 부는데, 컴퓨터공학과 졸업생과 국비 지원 부트캠프(단기간 내 개발자 양성 교육과정) 수료생은 매년 쏟아져 나와서다. 여기에 코딩까지 잘하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신입 개발자 수요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14일 사람인이 511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23곳(63.2%)이 2025년 정규직 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신입·경력을 모두 뽑는 기업은 75.5%, 신입만 채용하는 곳은 8.1%로 집계됐다. 사실상 신입사원 공채가 사라질 전망인데, IT개발·데이터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는 답변은 11.9%에 그쳤다.

스타트업에서 백엔드를 개발하는 20대 A씨는 "한때 '취업 깡패'로 불렸던 대기업 아카데미 졸업생이 중소기업도 못 가는 상황"이라며 "과거엔 경력 1년 미만 지원자만 신입 채용에 지원할 수 있었는데 요즘엔 2~3년 중고 신입을 우대해 사실상 '생초짜'는 갈 데가 없다"고 귀띔했다. 고용절벽에 국비지원 과정도 인원 미달로 폐강하는 경우가 잇따른다는 설명이다.

머니투데이

/사진=사람인


이런 상황에서 고도화된 생성형 AI가 신입 개발자의 설 자리를 뺏고 있다. 실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AI로 생산성이 30% 향상됐다며 올해 SW(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추가 채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올해 AI가 코딩뿐 아니라 프로젝트 시작부터 배포까지 전체를 관리할 것"이라며 중급 개발자의 자리도 노릴 것으로 예고했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개발자 채용시장의 변화와 생성형 AI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투자는 느는 반면 개발자 채용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직 개발자들은 생성형 AI가 초급 개발자의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앱 배포, 테스트, QA 등 일부 업무는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대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생성형 AI 발전으로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상향 평준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과거의 개발 역량과 경험으로는 채용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신승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신입 개발자에게 차별화된 프로젝트 경험을 요구할 수 있다"라며 "AI 관련 기술을 지속 학습하고 이를 활용한 프로젝트 경험을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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