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스, 일본제철보다 낮은 금액 인수 검토"
관련 보도 후 US스틸 주가 일단 최대 10% 급등…
US스틸 '반발', 일본제철과 합병 완료 입장 고수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클리프스 CEO(최고경영자) /사진=클리블랜드-클리프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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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강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이하 클리프스)가 일본제철이 사려던 US스틸을 낮은 가격에 인수해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프스는 일본제철보다 먼저 US스틸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회사로, 현재 일본제철로부터 '인수 방해'를 이유로 고소당한 상태다.
13일(현지시간) CNBC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클리프스가 US스틸을 현금으로 인수한 뒤 US스틸의 자회사 빅리버스틸(Big River Steel)을 경쟁사 뉴코어(Nucor)에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리프스가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30달러대로, 일본제철이 제시한 주당 55달러(총 141억달러)보다 훨씬 낮다.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프스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기자회견에서 US스틸 인수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인수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곤칼베스 CEO는 "이사회의 바람과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입장에 있어 기쁘다"며 "그들(US스틸)이 팔고 떠나면 우리가 인수한다. 우리는 잘할 것이고, 미국은 더 나아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클리프스는 앞서 지난 2023년 8월 73억달러 규모의 인수 US스틸에 제안했었다. 당시 전미철강노동조합(USW)도 "훨씬 혁신적이고, 강력한 국내 철강 공급업체가 탄생할 것"이라며 양사 합병을 반겼었다. 하지만 US스틸은 "클리프스와 합병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철강 공급을 통합하고, 국내 철광석 생산량의 95%를 한 회사가 통제하게 돼 반독점 위반 우려가 있다"며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이 7일 (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US스틸 인수 불허는 바이든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 개입으로 심사가 적절하지 않았으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2025.01.07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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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클리프스의 이번 인수 검토에는 일본제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목적이 담겼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곤칼베스 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도 나쁘지만, 일본이 훨씬 나쁘다"며 "일본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이 철강을 과잉 생산·공급하고 덤핑하는 방법을 가르쳤고, 이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US스틸 투자자들은 일단 클리프스의 인수 검토를 반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S스틸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클리프스의 인수 검토 보도가 나온 이후 최대 10% 급등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3% 오른 36.34달러다. USW도 클리프스의 인수를 반길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USW는 앞서 '노조가 있는' 클리프스와 US스틸의 합병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다"며 이번에도 클리프스의 인수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노조의 지지 예상과 투자자들의 기대에도 US스틸은 일본제철과 합병을 끝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US스틸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제철과의 합병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제철과의 파트너십만이 우리 주주들에게 주당 55달러를 제공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강력한 US스틸와 일자리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 투자와 기술 공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곤칼베스 CEO를 향해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일본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관련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한편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거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공급망 위협을 이유로 지난 3일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 일본 기업과 미국 정부 간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이에 당초 불허 결정 후 30일 이내인 2월이었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포기 시한은 오는 6월로 연기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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