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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美 증시, 20% 급락 vs 16% 상승…극과 극 전망 왜?[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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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의 투자 전문지 배런스가 최근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개최한 결과 다수가 올해 증시를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배런스는 매년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11명의 패널을 초청해 향후 증시를 조망하는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개최한다. 패널들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올려온 펀드매니저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멤버 교체 없이 유지된다.

머니투데이

6개월간 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




지난 6일에 열린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는 국채수익률 상승과 증시 고평가, 정부 부채 증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로 지목되며 약세론이 우세했다.

반면 소수의 전문가들은 경제 호조와 두자릿수의 기업 이익 성장세, 정부의 규제 완화와 이에 따른 M&A(기업 인수합병) 증가, AI(인공지능) 도입 확산 등으로 강세론을 유지했다.


미국 증시 전반적으로 비싸다

T. 로웨 프라이스 투자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지루는 현재 S&P500지수가 올해 순이익 전망치의 22배, 올해 잉여 현금흐름 전망치의 26배에 거래되고 있어 너무 고평가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대형 기술주뿐만이 아니라 증시 전반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의 44%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성장주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로 역사적인 평균 28배보다 높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포함해 전통적인 성장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도 PER이 18배로 과거 평균 15배를 웃돈다. 은행, 제조업, 화학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PER이 17배로 과거 평균 12~13배를 크게 상회하며 10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낮은 두자리수를 이어와 지루가 "멋진 20개 종목"이라고 선호하던 기업들도 멀티플이 터무니 없는 수준으로 올랐다. 대표적으로 코스트코는 PER이 49배, 신타스는 40배에 이른다. PER이 100배가 넘는 테슬라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같은 투기적인 종목들도 적지 않다.


S&P500 올해 10% 하락 전망

지루는 S&P500 기업들이 5년 후 어느 수준에서 거래될지 분석해본 결과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S&P500지수의 총 수익률은 5%도 안될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표적인 친성장 정책인 감세안의 경우 추가적인 감세는 고사하고 기존 감세안을 연장하는 것조차 엄청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때인 8년 전에 국내총생산(GDP)의 3.5%였던 재정적자 비율이 현재는 6%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올해 S&P500지수는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인 293달러 대비 18배에 거래될 것이라며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로 5300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S&P500지수 5881.63에 비해 9.9%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PER 압박할 것

TD 에포크의 회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윌리엄 프리스트도 "올해 미국 증시는 하락할 것"이라며 "주가매출액비율(PSR)과 PER을 비롯해 여러 밸류에이션 지표들이 미국 증시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PER을 압박하는 인플레이션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30년 가까이 전세계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주력했으나 지금은 공급망의 효율성보다 안정성이 더 중시되는 탈세계화가 진행 중이라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기업들을 자국으로 유치하는 온쇼어링은 필연적으로 비용 증가를 수반해 가격을 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관세 인상도 물가를 올릴 것이란 점, 서구 전역에 재정적 무책임으로 인해 국채수익률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역량이 어떤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 등도 증시에 압력을 가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기술이 노동력과 물리적 자산을 대체하는 가운데 매출액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기업의 이익률과 투자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라며 "이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AI도 이 추세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회사채 가격도 고평가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인 애비 조셉 코헨은 "올해는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완벽한 상황을 반영해 가격이 책정돼 있고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증가하고 있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약간의 (자산) 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국채와 회사채간 스프레드(수익률 격차)도 축소돼 회사채 가격이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닷컴버블 연상, 20% 급락 가능성

애리얼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CIO인 존 W. 로저스는 최근 한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옵션으로 몇 달만에 100만달러를 벌었다고 자랑하고 피자 배달원은 암호화폐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과시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금이 마치 닷컴 버블 시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는 20% 가까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그간 소외됐던) 소형 가치주들은 활기를 되찾아 합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인터넷 버블이 터졌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러셀2000지수 편입 기업의 40%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수익성이 좋은 저평가 소형주를 찾아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과거 기업과 PER 단순 비교는 무리

반면 GQG 파트너스의 CIO인 라지브 자인은 "올해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업들의 실적과 자본 지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규제 완화로 인한 낙관론도 있다"고 밝혔다.

또 "증시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S&P500지수를 지배하는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자본 집약도가 훨씬 더 낮다"며 "2007~2008년에 PER이 12~13배였던 석유회사 엑슨 모빌과 엔비디아의 PER 30배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올해 S&P500 6800까지 상승 가능

파나서스 인베스트먼트의 CIO인 토드 아흘스텐은 "우리는 올해 증시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라며 "올해도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증시가 두자리수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고 올해 말 S&P500지수의 목표 범위는 내년 EPS 전망치 310달러의 21~22배인 6500~6800"이라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는 세계 최고의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의 TAM(총 도달 가능한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경쟁 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해자는 넓어지고 있으며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어 이는 이익률과 멀티플, 자본 수익률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 주식의 멀티플은 높지만 미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고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고 있는 것은 걱정스럽지만 가치 대비 부채 비율을 보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생산성이 곧 가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이뤘고 AI 분야의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은 경제의 레버리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언젠가는 부채가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가치 대비 부채 비율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이익 느는데 증시 급락 어려워

아흘스텐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그니피센트 7은 순이익이 30% 늘었고 나머지 S&P500 기업들은 4% 증가했다"며 "올해 매그니피센트 7은 10% 중후반대, 나머지 S&P500 기업들은 낮은 두자리수의 순이익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미국 경제는 2~3% 성장하는 가운데 실업률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며 "큰 충격이 없다면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정점은 지났고 떨어지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이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미국 증시에) 유동성도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는 지난해 12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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