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규명 학내 시위에 신군부가 탄압
진화위 국가의 사과 및 피해 보상 권고

국군보안사령부가 작성한 '1980.10.9. 한국신학대학에 대한 조치 검토' 문건. 진실화해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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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가 5·18 민주화 운동 진상규명 시위를 벌인 한국신학대학(한신대) 측에 신입생 모집중지 조처를 강제하고 탄압한 건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국가기관의 판단이 나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14일 제95차 전체위원회에서 이 같은 '전두환 신군부의 대학 자율성 침해 사건(한신대 및 한신대 학생들)'을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의 공식 사과와 적절한 피해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전두환 신군부가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하여 헌법이 보장한 한신대와 한신대 학생들의 학문의 자유, 교육받을 권리, 교육의 자주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취지다.

강성영 한신대 총장 등 4명은 전두환 신군부가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집회와 시위를 일절 금지시킨 뒤 한신대 학생들이 그해 10월 8일 5․18 진상규명 시위를 벌이자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하는 것은 물론 신학과 신입생 모집을 2년간 중지시켰으며, 학교도 강제 이전시켰다며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당시 신군부는 대학가 시위를 막으려 △전국 대학 휴교 조치 △계엄군 93% 대학 배치 △'80하반기 학원대책' 시행 등의 조치를 취했다. 80하반기 학원대책은 당시 대학가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국군보안사령부가 작성한 문건이다. 한신대는 대학 개강 후 최초로 문제를 제기한 학교로 신군부에 찍혔다. 이후 신군부는 한신대를 "일벌백계의 표본"으로 삼으려 했다. 국군보안사령부와 국무총리, 문교부 등이 신입생 모집 중지를 강제했고, 한신대는 1981년부터 1982년까지 자주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는 이날 한국전쟁 전후 전국에서 발생한 군경과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10건(총 146명, 군경 88명·적대세력 58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특히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 3건과 관련해 국회에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을 재촉구했다.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