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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0 (목)

“트럼프 취임식 참석 되나, 안 되나”…보우소나루 놓고 물밑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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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브라질 대통령이 2020년 3월 7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저녁을 함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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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 문제를 놓고 물밑 신경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정치적으로 매우 가까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현재 법적으로 출국이 금지되어 있다. 그는 2022년 10월 대선 패배 뒤 룰라 대통령 암살 등을 포함한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으며 여권을 압수당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 밖에도 대통령 재직 중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고급 시계와 보석류 등 선물을 내다 팔아 챙긴 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아무 근거없이 2022년 대선 등을 부정선거라고 거짓 선동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2030년까지 그의 공직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결정도 내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주 브라질 대법원에 트럼프 당선자의 20일 취임식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출국을 허락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일단 거부됐다. 그는 언론에 “그들은 나를 세계 최악의 범죄자로 그려내려 한다. 수사가 무자비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대법원으로부터 2030년까지 공직선거 출마도 금지당한 어려운 처지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해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룰라 정부를 겨냥한 경제 제재 위협 등으로 자신의 정치적 복귀를 도와줄 것’이란 기대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는 대통령 재임 기간이 겹친 2019년~2020년 사이에 선거 부정과 기후변화 부정, 코로나19 백신 거부, 진보에 대한 깊은 반감 등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며 매우 가깝게 지냈다.



둘 다 대선 패배 뒤 폭동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 등 비슷한 정치적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미국에선 2021년 1월 트럼프 당선자의 지지자들이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점거하는 폭동을 일으켰고, 2년 뒤인 2023년 1월 브라질리아에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뿐 아니라 대통령궁과 대법원 청사까지 폭력 점거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가까운 이들은 ‘보우소나루의 출국 불허가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트럼프 당선자와 룰라 대통령의 관계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고 있다. 트럼프 쪽 관계자는 “룰라 정부가 권력을 무기로 정적을 겨냥하는 건 곧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와 첫 관계를 맺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이번 출국 허가 청원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당선자 쪽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확실한 근거 자료를 보충해 제출하라”고 해놓은 상태다. 트럼프 당선자 쪽은 이메일로 초청장을 보냈으나, 대법원은 ‘행사 시간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자료 보충을 요청했다.



브라질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허용할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브라질 당국 입장에서는 어느 쪽으로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무턱대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출국을 막을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각종 의혹을 받고 혐의가 엄중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내보내는 건 브라질 당국과 법질서의 권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브라질의 한 정치 평론가는 “자칫 브라질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나라와 잘못된 시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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