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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0 (목)

미 국무 후보 “어떤 제재도 북핵 막지 못해”…대북정책 변화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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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가 1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이 15일(현지시간)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어떤 제재도 북핵을 막지 못했다”면서 “폭넓은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핵무기를 권력 유지를 위한 보험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비핵화 가능성에는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또 한반도의 우발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역내 국가들의 핵무장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밝혔다. 도널트 트럼프 2기 행정부 대북 정책의 무게중심이 비핵화에서 핵 동결·군축을 통한 위험관리 쪽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는 1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환상이다’라는 브라이언 샤츠 의원(민주·하와이)의 지적에 “대북정책을 더 폭넓고 진지하게 살펴보려는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김 위원장은) 남은 일생 권력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40대 독재자”라며 “어떤 제재도 그가 (핵)능력을 개발하거나 그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루비오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병력을 제공해 “한반도 너머의 분쟁에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대북정책에서 우리가 남북한과 어쩌면 일본,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하는 의도치 않은 전쟁 발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자체 핵무장을 추구하도록 부추기지 않으면서 위기를 방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도달하려는 해결책”이라고 했다.

루비오는 답변 서두에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비핵화를 대원칙으로 견지했던 역대 미 행정부와 달리 북한의 핵능력 실체를 인정하는 가운데 대북정책의 목표·방향을 수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에 매달리는 김정은 체제 속성과 북핵 고도화, 달라진 한반도 주변 정세까지 맞물리면서 비핵화 달성이 더욱 멀어진 상황에서, 제한적 핵능력 감축 등을 통한 위기관리에 방점을 찍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루비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나도 매우 회의적이었던 사람 중 하나”라면서도 “(회담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시켰다. (핵) 프로그램 개발을 멈추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상황을 어느 정도 진정시켰다”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거듭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향을 드러내 온 가운데 루비오도 톱다운 방식의 대북 협상에 대해 다소간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북·미 정상 간 직거래가 성사될 경우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을 배제하는 ‘패싱’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원의원으로 대중국 강경 입법을 주도했던 루비오는 “21세기는 미·중 사이에 벌어질 일에 의해 규정될 것”이라며 전방위적인 ‘중국 견제’도 예고했다. 루비오는 “중국공산당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하고 미국과 거의 대등한 적”이라며 “그들은 우리의 희생 위에서 거짓말하고 속이고 해킹하면서 글로벌 초강대국 지위를 도둑질했다”고 말했다.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2029년 12월까지)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그는 “(침공) 대가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여기게 함으로써” 중국의 공격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전통적 외교노선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그는 북한·중국·러시아를 ‘불량 국가’로 통칭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의 핵심 이익을 앞세우는 것은 고립주의가 아니다” “미국과 미국인에게 최선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충실하게 실행하겠다는 태도를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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