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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항암제 내성 암세포를 빛으로 제거? 국내 연구진 기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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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세포 리소좀 공격 광 화합물 개발
    약물 내성 원인 '자가포식 억제' 효과 입증
    한국일보

    항암제 내성 원인인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하는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한 UNIST 권태혁(앞줄 맨 왼쪽) 교수와 연구팀.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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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를 빛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태혁, 민두영 화학과 교수팀과 박태호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항암제 내성 원인인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는 광 반응 화합물을 공동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암세포의 변화무쌍한 적응력은 항암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세포 안에 생긴 노폐물을 스스로 분해하는 자가포식도 그 적응기전 중 하나다. 암세포는 자가포식을 통해 항암제를 배출하고 분해된 노폐물 성분으로 부족한 에너지원을 메우며 면역체계를 회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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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치료와 자가포식을 막는 리소좀 표적 광 반응 화합물 기반 치료 비교.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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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자가포식을 억제하도록 모폴린과 이리듐으로 구성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모폴린은 세포의 리소좀만 표적으로 삼고, 이리듐은 빛을 받아 산화 손상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 개발된 광 반응 화합물을 약물내성 췌장암세포가 이식된 쥐에게 투입한 뒤 적외선을 쪼인 결과 젬시타빈(췌장암 1차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췌장암 조직이 7일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분석 결과 이 광반응 화합물은 빛을 받아 리소좀 막을 파괴하는 동시에 리소좀이 자가포식소체와 융합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포식소체는 세포 노폐물이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장소로,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 간의 융합이 일어나야 자가포식이 시작된다. 권태혁 교수는 "자가포식으로 약물내성이 생긴 주요 난치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젬시타빈 외에도 기존 항암제들과 병용 치료 효능을 검증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립암센터, 중소기업정보진흥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UNIST가 지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이달 13일자에 실렸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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