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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 (금)

"당장 지워주세요"…'서부지법 난동' 촬영 유튜버에 눈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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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90명 분석한 결과 과반수가 2030

"서부지법 폭동, 경찰이 유도" 주장도

반여성주의를 표방하는 단체인 '신남성연대'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폭력행위를 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의 얼굴이 담긴 영상을 촬영한 유튜버에게 해당 영상을 지워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9일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시민들의 얼굴이 나온 영상, 유리 깬 영상은 다 채증 영상으로 쓰인다"며 "(영상이) 채증돼 있으면 시민들 다 잡혀가니 유튜버들은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 촬영한 유튜버들이 많은데 그분들 얼굴이 있으면 다 잡혀간다"며 "조회수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서부지법 폭력행위에 가담한 시위자들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경찰의 채증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고 이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

19일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가 '서부지법 폭동'에 참여한 폭도들의 얼굴 및 폭력행위가 촬영된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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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그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 공지를 올리고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시위와 관련해 경찰의 대응은 도를 넘은 폭력성과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시위자들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경찰에게 폭도들의 분노를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서부지법으로 진입하는 폭도들을 방관한 정황을 발견했다며 "마치 사후에 강력한 처벌을 목적으로 폭동을 유도하려는 계획된 방조 행위처럼 보였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같은 주장을 고스란히 되풀이한 바 있다. 배 대표는 폭동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 또는 도발 행위를 촬영한 영상을 취합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경찰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증거로 사용될 것이며 관련 책임을 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폭도들을 막아선 경찰들을 압박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배 대표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내란선전죄' 등으로 고발당한 유튜버들에게 설 선물을 보낸다고 했던 10명 가운데 한 명이다. 대상자들은 '신의한수' 채널 신혜식, '신남성연대' 배인규, '공병호TV' 공병호, '그라운드씨'김성원, '김채환의 시사이다' 김채환, '김상진tv' 김상진, '배승희 변호사' 배승희, '고성국TV' 고성국, '이봉규TV' 이봉규, '성창경TV' 성창경 등 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라운드씨’ 채널 운영자 김성원 씨와 배승희 변호사 등은 논란을 의식해 선물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지 하루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앞에 경찰 바리게이트가 파손 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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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 발표를 보면, 18∼19일 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체포된 90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46명(51%)이 20∼30대였다. 19일 하루 동안 서부지법에 난입해 체포된 46명 중에선 26명이 30대 이하다. 경찰이 구체적인 성별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장 영상 등을 종합하면 대다수 남성으로 보인다. 이들을 현장으로 집결시킨 것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극우 커뮤니티의 대표 격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디씨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관련 갤러리 등에선 "판사가 재판을 X같이 하면 다 참아야 하나, 국민이 바꿔야 한다", "2030은 초범이라 벌금 물고 풀려난다"는 글이 여과 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주장을 주 구독자층이 20∼30대 남성인 '신남성연대', '그라운드 씨' 등 우파 유튜버들이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검찰은 이번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와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요 가담자들을 전원 구속 수사하는 등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중형을 구형하는 등 범죄에 상응하는 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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