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한은 방문해 "추경 발언 배경 들으러 왔다"
이 총재 "추경 계획 가시화돼야"... 추경 입장차 확인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 도착해 이창용 총재의 안내를 받으며 대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는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참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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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가 22일 한국은행을 찾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방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 배경을 추궁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권 대표는 면담 시작 전 "총재께서 정치권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데 발언 배경에 대한 속사정을 듣기 위해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의 전 송 기재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한은 방문 목적을 분명히 했다. 송 위원장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월권적 재정 확대 요구를 계속하는 이창용 총재의 부적절한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으로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최 대행이 한은 총재에게 영향을 받아 오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면담이 끝난 후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를 해보니 (이 총재가) 하반기 연말까지 봤을 때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셨던 것으로 이해했다"며 "(예산 조기 집행으로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자는) 저희 입장과 크게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총재께서는 추경을 먼저 하자기보다는 추경 계획이 가시화돼야 대외신인도에 좋다는 의미였는데, 대외에 추경을 빨리 하자고 (잘못) 알려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추경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면서 "실제 추경을 집행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이 총재가 '가급적 빨리'라고 말한 것으로 우리는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런 설명은 그간 이 총재의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기준금리 3.0% 동결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통화정책 외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15~20조 원"이라며 구체적인 추경 규모까지 언급했다.

이 총재가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이 총재가)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전에도 말씀하셨고 오늘도 언급하셨으니 저희는 오해가 없다"면서도 "정치를 하셔도 되지만 지금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예민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 걱정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의 생각은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한은 방문에는 권 원내대표와 송 위원장을 비롯해 박수영 여당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최은석 의원 등이 함께 했다. 한은에서는 이창용 총재와 유상대 부총재, 채병득 부총재보 등이 배석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