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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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을 검찰에 다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가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수사를 고집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출신인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일 소방당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첩 시기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도한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이첩이 이뤄지면 검찰은 공수처가 송부한 수사기록과 증거물 등을 다시 검토한 뒤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18일 윤 대통령과 함께 이 전 장관 사건을 검찰로부터 이첩받았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개시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내란에 동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엄 선포 직후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의혹도 받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4일부터 허 청장을 비롯해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이영팔 소방청 차장 등 소방청 간부들을 연이어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 전 장관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공수처가 이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법원 결정으로 구속영장을 공수처가 청구할 필요는 없다는 기류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공수처로부터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4~25일 서울중앙지법에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공수처법상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규정돼있지 않고, 검찰청 검사가 공수처가 이첩한 사건수사를 계속할 이유가 있다 보기 어렵다며 불허했다. 결국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못한 채 지난 26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 전 장관을 구속하더라도 기소는 검찰에 맡겨야 하는데 법원이 검찰로 이첩된 사건의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의 경우 이미 구속기소된 주요 피의자들의 증언과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검찰이 기소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반면 최근 수사가 본격화된 이 전 장관을 기소하기 위해선 충분한 수사가 필요하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신청해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구속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검찰이 다시 사건을 들여다볼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구속된 피의자를 석방한 다음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것도 검찰에는 부담스러운 선택지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 후배로, 일명 '충암파'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충암고 선후배 사이인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이들 모두 구속기소된 상태다.
공수처 관계자는 "(최근 법원 결정은) '구속사건에 한해 공수처가 검찰에 공소제기 요구를 한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소제기 요구를 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이첩할 경우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여지가 생긴 것 아니겠냐. 법원이 그것까지 막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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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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