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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21년만에 소매판매 '절벽'…얼어붙은 소비심리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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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판매, 카드사태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비상계엄 이후 소비자심리지수 지속적으로 '부정적'

    머니투데이

    2024년 산업활동동향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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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건 내수였다. 특히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가 카드 사태 이후 21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감안할 때 올해 소매판매가 반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서 두드러진 지표는 소매판매액지수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대비 2.2% 감소했다.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각각 전년대비 1.7%, 4.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매판매는 개인과 소비용 상품을 일반대중에게 판매하는 약 2700개 표본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과 함께 승용차 소매점 등이 조사대상이다. 재화 소비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소매판매가 소비 전체를 의미하진 않는다. 소비에는 서비스 소비도 포함된다.

    하지만 매달 공개되는 소매판매를 통해 소비 중 재화 소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정부도 중요한 소비 지표 중 하나로 소매판매를 활용한다.

    소매판매의 부진은 예견된 결과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상황에서 지난해 초부터 소비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소매판매는 카드 사태 시기인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뜩이나 부진했던 소매판매에 계엄 영향까지 덮쳤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8.2%), 대형마트(-9.3%) 등에서 소매판매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에서도 비상계엄 영향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전체 서비스업생산이 전월대비 1.7%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은 3.1%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여가 분야의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대비 6.9%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치적 상황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부진한 소비가 당장 살아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혼란한 정치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 붙은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3.0포인트(p) 상승한 91.2다. CCSI는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고 본다. 비상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12월(88.2)보다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비관적 상황에 머물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17일 발표한 '2025년 1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활발한 배경 중의 하나도 내수 등 부진한 경제상황 탓이다. 그동안 호조세를 보였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내수를 끌어올리지 않을 경우 탈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자율이 떨어지고 임금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건 긍정적으로, (이런 흐름이)확연해지면 소매판매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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