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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尹 탄핵 핵심 사유 ‘끌어내라’ 놓고… 흔들리는 곽종근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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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탄핵심판] 헌재, 尹 탄핵심판 6차 변론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여섯 번째 변론 기일에서, 작년 12월 3일 계엄 당일 군을 국회에 투입했던 군 지휘관들의 증언이 기존 주장과 달라졌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와 국회를 봉쇄해 의원들의 정치 활동을 막으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이 부분은 국회의 기능을 방해하려고 했다는 ‘국헌 문란’의 핵심 사안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가를 결정적인 부분이다. 법조계에선 “국회를 공격하는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은 가장 큰 탄핵 사유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증언 오락가락

그동안 “윤 대통령이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해온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재판 중 증언이 바뀌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이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라고 지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회 내에 요원들(군인들)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국회의원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대상이) 국회의원이 확실한가”라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도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형식 재판관이 “진술이 계속 달라진다. 인원이라고 한 것이냐, 국회의원이라고 한 것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곽 전 사령관은 “‘인원’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에 정 재판관은 “처음에는 사람이라고 그랬다가 나중에는 의원이라고 하고, 데리고 나오라고 말했다가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한다”며 “생각과 해석을 빼고 (대통령에게) 들은 얘기만 정확히 말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러 번 같은 지적을 받자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아직 (계엄 해제)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거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정정했다.

국회 봉쇄와 관련해서도 곽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국회 시설 확보 및 경계’ 지시를 받았다”며 “케이블 타이로 (국회를) 잠가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이 봉쇄 지시에 대해 “국회 안전을 지키라는 뜻이냐”고 물었지만, 곽 전 사령관은 답을 회피했다. 김형두 재판관이 “당시 (현장 지휘관에게) ‘공포탄·테이저건이라도 쏴야 하나’ ‘전기를 끊어야 하나’라고 말한 것은 대통령의 지시는 아니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네, 제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김현태 “국회 봉쇄 아닌 방어로 이해”

김 단장도 계엄 직후인 작년 12월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자진해서 열었던 기자회견 등에서 했던 말과 다소 달라졌다. 당시 김 단장은 곽 전 사령관 등 상부 지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모이고 있단다.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단다. 막아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곽 전 사령관이) ‘안 되면 들어가서 끌어낼 수 있겠냐’는 뉘앙스로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는 “곽 전 사령관이 ‘150명 넘으면 안 되는데, (국회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겠느냐’며 사정하는 말투로 말하길래 ‘안 된다’고 답하고 통화를 끝냈다”면서 “거기에는 ‘끌어내라’와 ‘국회의원’이라는 단어는 없었다”고 말했다. ‘150명’이라는 발언이 의결정족수에 관한 것인지 자신은 몰랐다는 것이다.

국회 봉쇄에 대해서도 계엄 직후엔 “곽 전 사령관이 인원을 포박할 수 있는 케이블 타이 이런 것들을, 원래 휴대하는 거지만 잘 챙기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선 “(곽 전 사령관이) ‘봉쇄해야 되는데, 문을 잠가야 하는데 케이블 타이 넉넉히 챙겨라’라고 했다”며 “문을 봉쇄할 목적이었지, 사람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또 김 단장은 이날 “계엄 당일 곽 전 사령관에게 받은 임무는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의 봉쇄 및 확보였다”며 “봉쇄 지시는 받았지만 테러리스트 등으로부터 국회를 ‘방어’하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이 “‘봉쇄’의 의미는 (의원들을) 출입 금지시키라는 게 아니라, 적대적 위협 세력으로부터 국회를 방어하라는 개념이 맞느냐”고 묻자, 김 단장은 “맞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출입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국회 본관에서 마주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을 그대로 지나쳤다”고도 했다.

◇尹 “홍장원·곽종근에서 탄핵 공작 시작”

윤 대통령은 발언 기회를 얻어 약 8분간 격앙된 목소리로 국회를 마비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 자기가 의원이라고 이해한 것이지, 의원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도 써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사령관에게) 전화해서 의결정족수 안 되게 막아라, 끄집어내라, 이런 지시가 공직 사회에서 상하 간에 가능한 이야기겠느냐”며 “재판관님들이 상식선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봐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공작과 곽 전 사령관의 ‘김병주(민주당 의원) TV’ 출연부터 바로 이 내란죄와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작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고 본인에게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곽 전 사령관은 ‘김병주 TV’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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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나와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이) 국정 마비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한다”고 묻자 “이어지는 (민주당의) 줄 탄핵, 재정 부담이 되는 여러 일방적 입법 시도, 예산 대거 삭감 등이 종합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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