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대표 지명자 경고]
美, 플랫폼 규제 보복법안도 검토
업계 "이제라도 원점 재검토해야"
加·멕시코에 법인 운영중인 대기업
현지 판매 확대 등 사업조정 계획
그리어, 보편관세는 신중한 입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의 무역협상을 총괄할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지명자가 멕시코·캐나다를 통한 미국 수출의 문제점을 지목하고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하면서 향후 한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리어 지명자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제3국이 무임승차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재차 밝히면서 멕시코·캐나다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 우회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1차적인 목적이지만 USMCA에 기대 멕시코에 공장을 지었던 한국 기업들도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88개 대기업집단이 캐나다·멕시코에 세운 해외법인을 조사한 결과 25개 그룹이 해외계열사 201곳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에 100곳, 멕시코에 91곳이 있다.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인 넥스트에너지를 통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관세와 부과 시기 등이 여전히 유동적이라 섣불리 투자 계획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협상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관세율이 변하기도 한다” 며 “관세 부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최근에도 미국 상공회의소와 주요 싱크탱크 등이 플랫폼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이제는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까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우려할 사항”이라며 “한국 정부가 플랫폼법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외면하면 한국 기업이 관세 등 다른 불이익을 받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해당 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무역법에 대해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지명하며 USTR도 감독하라고 했지만 향후 러트닉·그리어의 퍼포먼스에 따라 누가 주도권을 쥘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관전평을 내놓았다. 다만 러트닉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의 훌륭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왔다”며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같은 경우 그들은 우리를 그저 이용해왔다”며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한 만큼 누가 주도권을 쥐더라도 한국에 대한 압박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그리어는 “미국은 생산자의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게 나의 신념”이라며 “미국인은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팔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좋은 급여의 일자리를 가질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 등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업을 국내로 다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