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고 올해 경쟁률 1.74대1… ‘자사고 하락’ 속 전년보다 높아
왼쪽부터 이화여고 출신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배우 윤여정, 첼리스트 정명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1886년 설립된 이화학당을 잇는 이화여고는 지금까지 6만5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신세계그룹, 연합뉴스, CMI코리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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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내신 경쟁과 높은 학비로 대부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입학 경쟁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이화여고는 되레 지원자 수가 늘어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 지역 자사고(하나고 제외) 중 가장 입학 경쟁이 치열한 고교로 나타났다. 서울시 정동에 있는 이화여고의 2025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1.74대1로 전년도(1.48대1)보다 늘었다. 입시 업계는 “이화여고의 인기는 이화여고의 오랜 역사가 만든 ‘동문 파워’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정·재계와 문화계 전반에 포진한 이화여고 졸업생들의 명성과 이들이 학교에 내는 막대한 기부금이 학생들의 입학 동기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16일 이화여고에 따르면, 이 학교 총동창회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돕자는 취지로 설립을 주도한 이화장학재단 적립금은 작년 170억원을 넘어섰다. 대부분 동창들이 낸 기부금이다. 한국 고교 중 동창회가 주도해 100억원대 장학재단을 운용하는 곳은 이례적이다.
1886년 한국 최초 여성 교육 기관으로 설립된 이화학당을 잇는 이화여고는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자만 6만5000명에 달한다. 이들이 모인 이화여고 총동창회는 한국 고교 동창회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으로 꼽힌다.
이화여고 총동창회는 매년 대규모 총동창회뿐 아니라 음악회, 기금회를 열고 있다. 매년 졸업한 지 30년이 된 학번들을 대상으로 ‘재상봉 모임’을 주선하기도 한다.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등 해외 곳곳에 지회까지 두고 있는데, 이들은 매년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이화여고 재학생들에게 여행 비용을 대주며 초청해 ‘홈스테이’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김혜정 이화여고 교장은 “학생들의 입학 동기 1순위는 사회 전반에서 활동하는 ‘이화인’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것”이라며 “매년 이화여고 동창들이 내는 기부금이 7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재계에도 이화여고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이명희(82)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이화여고에 다니며 미술에 재능을 드러냈고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로 진학했다. 명품 브랜드 ‘MCM’을 운영하는 성주그룹 김성주(69) 회장도 이화여고 출신이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아내인 김영식(73)씨도 이화여고를 나왔다. 배우 윤여정씨의 동생이자 LG그룹의 최초 여성 임원, 첫 여성 CEO인 윤여순(70) 전 LG아트센터 대표도 이화여고 출신이다.
이화여고 동문들의 행보가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2017년 후보자 시절 과거 딸을 이화여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한 사실이 드러나 낙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22년 당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주미 대사 시절 대사 공관에서 배우자의 이화여고 동문회를 연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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