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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단독]“트럼프, 스트롱맨 부러워해… 푸틴을 때론 아버지 이미지로 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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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자문 오렌스타인 교수

“개인적 호감이 협상에 영향줄수도

푸틴, 영토문제 쉽게 양보 않을것

러, 종전협상 성과땐 北과 관계 강화”

동아일보

오렌스타인 웹사이트


“트럼프는 때론 푸틴을 아버지 같은 이미지로 보는 듯하다.”

미셸 오렌스타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러시아·동유럽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는 이유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상황을 확실하게 통제하는 힘을 갖춘 ‘스트롱맨’을 부러워하고 존경한다”고 진단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러시아 및 동유럽 정세에 정통한 석학으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국방부, 주요 싱크탱크 등과 밀접하게 협력하며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호감이 향후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면서도 “협상이 본격화하면 결국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사고방식과 미 국익을 우선하며 (협상을) 풀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를 적극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최근 전화 통화를 갖고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조기 종전을 거론해 왔다. 하지만 오렌스타인 교수는 “전쟁이 곧 끝나지 않는다는 데 베팅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유럽 주요국, 중국 등 이해당사자가 많아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협상안이 쉽게 도출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는 “푸틴 대통령의 ‘고집과 변덕’은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결정적인 변수”라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토 완전 수복”을 외치는 우크라이나와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율에 나서도 푸틴 대통령이 영토 문제는 양보하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러시아 내부에서 나온다면 푸틴 정권이 붕괴할 수 있기 때문”에 영토 문제에선 입장 차이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하고, 두 나라는 새 조약까지 맺으면서 양국 관계를 사실상 혈맹(血盟)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종전 후에도 북-러 밀착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확실히 유지하는 등 종전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북-러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외교 관계 등을 복원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이끄는 한 양국이 외교 관계를 맺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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