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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의료대란 6개월간 수혈 14% 감소…"중증환자 치료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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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 의원, 작년 2~7월 상급종합병원 수혈 환자 2만958명↓

    종합병원에선 4755명 증가 그쳐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 의료진이 줄면서 지난해 2~7월 수혈 건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2200건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공백으로 인해 중증질환자들의 수술과 치료가 줄거나 지연되면서 수혈 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경제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이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로 차츰 나아지고 있다. 이날(17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5.1일분이었다. 통상 적정 혈액 보유량은 닷새 치.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에서 한 직원이 혈액 보관 냉장고를 정리하고 있다. 헌혈은 함께 나누는 사랑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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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2~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재 사용 건수는 총 13만764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15만9854건보다 13.9%(2만2209건) 감소한 수치다. 전혈은 헌혈된 혈액 그대로를 의미하며, 혈액성분제재는 적혈구·혈소판 등 혈액의 일부 성분만을 이용하는 것이다.

    감소한 수혈 건수 2만2209건 중 1만2578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66.5%(8364건)는 환자들이 많이 찾는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세브란스 등 소위 '빅5'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정부는 의료대란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나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7월 전국 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건수는 13만8198건으로 전년 동기 13만4351건보다 2.9%(3847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소한 수혈 건수의 17.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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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액제재 사용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증질환자의 수술과 치료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평원에 전혈 및 혈액성분제재료와 함께 청구된 다빈도 질병 상위 20위를 보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골수성·림프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폐암, 췌장암 등의 질환 치료 시엔 수혈이 필요하다. 이들은 대부분 중증으로 신속한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

    더 큰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소한 환자가 적절한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24년 2~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혈 및 혈액성분제제 사용 환자 수는 2만958명 감소했지만, 이 기간 종합병원에서 수혈받은 환자는 4755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만6203명의 환자가 수술과 치료를 못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원실의 주장이다.

    김윤 의원은 "중증질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필수적인 수혈 건수가 감소한 것은 이들 환자들의 수술 또는 치료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으로 중증질환자의 수술 및 치료 지연 등의 피해가 늘고 있으나 정부가 이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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