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표 예정인 '우크라 지지' 유엔 결의안 공동 발의도 거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 목조 인형 마트료시카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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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G7(주요 7개국)이 준비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2월24일) 공동성명 내 '러시아의 침공'(Russian aggression) 표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지 관련 유엔 결의안 초안 공동 발의에 대한 서명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의 회담 등으로 '침략자'인 러시아의 편에 섰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을 맞아 발표할 G7 성명에서 러시아를 침략자(aggressor)라고 부르는 것에 반대했다"며 전쟁 발발 이후 이어진 G7의 단결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반대로 성명 문구는 물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도 아직 합의되지 않고 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상회의 불참을 통보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구별해야 한다는데 확고하다"며 "미국 측이 그 표현을 막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의 이번 요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책의 광범위한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CNN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언은 바이든 전 행정부와 G7 동맹국들이 지난 3년간 전쟁을 묘사한 방식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G7 동맹국은 이번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이란 표현을 빼면 곧 러시아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며 삭제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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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전쟁 관련 성명에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을 줄곧 사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도 이를 유지했었다. FT에 따르면 전쟁 1주년인 2023년 성명에는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이 9번 사용됐고, 2주년인 2024년에는 5번 언급됐다. 지난해 G7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러시아에 침략 전쟁을 즉시 중단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 군대를 무조건 완전히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공이 아닌 '우크라이나 분쟁'(Ukraine conflict)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18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사우디아라비아 회담 자료에서는 '우크라이나 분쟁'이 2번이나 언급됐다. FT는 "미국의 이런 반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는 독재자'로 묘사하며 러시아를 G7에 다시 초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후 나온 것"이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 편에 서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러시아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 초안 공동 발의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지 관련 50개 이상 국가가 공동 발의하는 결의안에 대한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회원국은 결의안 투표 전까지 공동 발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결의안 투표는 24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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