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 의원 가슴 아픈 것 알아"
朴 "지난 일 얽매여선 안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던 중 악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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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김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며 당내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와 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 전 의원이 지난 총선 공천 때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의원은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 재선을 지냈으나 22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속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박 전 의원에게 "제가 당 일을 하다 보니까 내홍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더 힘들다"며 "박 의원이 가슴 아프다는 사실을 알지만 지금 정말 엄중한 국면인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박 전 의원의 역할이 있을 거고 그 역할을 하셔야 한다"며 "앞으로 더 큰 역할을 같이 만들어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박 전 의원은 "대표님이 할 일이 제일 많을 것이다. 그 다음에 당이 힘을 합치고 통합해야 국민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민주당도 손 잡고 승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박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과 승계 △당내통합과 국민통합 △당내 여러 의견 경청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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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의원이 민주당이 지금 비판받는 내로남불과 위선 문제에 대해서 개혁하는 이미지를 보여줬으면 좋겠고 그 과정에서 세대교체를 강하게 밀고갔으면 하는 좋겠다고 이 대표에게 제안했고, 이 대표도 이에 전반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회동을 마치고 "이 대표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미안하다',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며 "저는 지난 일이고 그 문제로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답했고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서는 사적인 감정과 지난 날에 얽매이는 자세에 빠지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기 대선 시 자신의 역할론을 놓고는 "천천히 보면 될 것 같다. 저는 제 역할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며 "오늘 만남을 통해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작은 안심이 됐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자중지란으로 역사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우는 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이 필요하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민주당이 입으로 하는 것과 행동이 다를 때가 있어 정치적, 도덕적으로 내로남불 사례가 많이 쌓여 있다"며 "이런 낡은 정치에 대한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586 정치의 청산이 필요하다. 정책이나 사람을 등용하는 데 있어서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헌론'을 두고는 "당내 이견을 가진 그룹들과 함께해 통합하고 개헌을 고리로 하는 국민 통합도 적극적으로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지금 개헌과 경선 룰을 전면화하기엔 이른 시기라는 데 저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을 놓고는 "정치철학과 이념적으로 뭐가 보수고 뭐가 진보인지는 논쟁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말은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포지셔닝을 얘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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