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 ‘전략순항미사일들’이라고 명시해 복수의 미사일임을 드러냈다. 발사된 미사일은 각각 7961초, 7973초 동안 1587㎞의 타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한 후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지난 26일 오전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수면 가까이 낮게 비행하며 낮은 언덕 위 저층 건물을 타격해 폭파했다. 외형상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로 보인다.
◆선제공격으로 방어 목적 달성하자…‘공세적 방어’ 주목
김 위원장은 훈련 결과에 만족을 나타내고 "핵억제력의 구성부분들의 신뢰성과 운용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 그 자체가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이번 훈련은 공세적 방어(offensive defense) 개념으로 분석된다. 이는 적의 공격을 받은 후 이뤄지는 방어가 아니라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거나 공격 직전 선제적으로 공격해 적의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기존의 공격과 방어 구분을 허문다고 할 수 있다”며 “방어를 위해 공격을 먼저 감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약화시켜 방어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최근 극초음속미사일, 전략순항미사일, 변칙성이 강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및 실전화를 통해 점차 공세적 방어 태세형으로 무기체계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는 평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수도 평양에 우리 당의 보건 현대화 구상과 주체적 건축미학 사상이 완벽하게 구현된 세계 일류급의 의료봉사기지가 훌륭하게 일떠섰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핵 운용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며 "핵무력의 보다 철저한 임전태세를 갖추고 그 사용에 만반으로 준비됨으로써 믿음직한 핵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 핵무력 앞에 부여된 책임적인 사명과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원칙’ 재확인이 반복되자 이에 대응하는 성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훈련 후 이틀이 지나 이를 보도한 데 대해 “저고도 비행, 일정한 변칙성 등으로 사전 인지 및 요격의 어려움이 있는” 전략순항미사일의 특징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 및 미국의 미사일 포착, 추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려는 교란, 심리전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훈련이 내달 한미 연합연습 '2025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를 앞두고 무력시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지난 26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며 "오전 8시경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 감시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미사일연합부대 해당 구분대가 2월 26일 오전 조선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훈련을 참관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의료장비 안 보이는 평양종합병원…‘무상의료’ 실현 가능성은
이날 통신은 북한이 착공 5년 만에 완공한 평양종합병원 관련 소식도 전했다. 오는 10월 개원 예정이라고 보도된 평양병원을 김 위원장이 시찰하고, 대만족을 표시했다는 내용이다.
통신에 따르면 이 병원은 30개 수술장으로 구성된 종합수술실,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치료전문과, 학술토론회장, 편의시설, 헬기 이착륙장 등을 갖췄다.
하지만 의료장비 하나 안 보이는 종합병원에 대한 의구심도 뒤따르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김 위원장이 건물 외부, 중앙 로비, 옥상 헬기 이착륙장, 주차장, 식당 등을 둘러보는 모습이 전부다.
의료 장비가 전혀 없는 것을 보면 아직 이를 갖추지는 못한 상태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양병원은 우리 종합병원과 같이 겉으로는 화려하게 완공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이러한 시설에 부합하는 의료진과 의료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김 위원장이 “올해 개원할 평양종합병원을 최상급 의료봉사거점으로 완성해 인민들에게 선물하여야 한다”고 당부한 내용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 유럽 등으로부터의 인력과 의료 기자재 수입이 예상된다”며 “무상의료를 지향하는 공산 사회주의 의료체계 기본 하에서 병원 운영에 따른 의료복지 예산을 국가가 어디까지 보장할지 등은 향후 살펴볼 부분”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올해 지방 3곳, 내년부터는 연간 20개 시·군에 병원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등 중앙급 병원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꾸려질 병원 건설 사업에 대한 과업을 비중 있게 진행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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