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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윤석열 정부

    "헌재 쳐부수자" "윤석열 망상 장애"... 막말 선동 일삼는 의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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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탄핵 선고 가까워질수록
    자극적 언사 난무하는 형국
    與선 "헌재 쳐부수자" 극언도
    "천박함 버려야 돼" 지적
    한국일보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광화문 탄핵반대집회에서 '헌법재판소를 때려 부수자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매일신문'채널, MBC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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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올수록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단적 언사가 난무하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를 앞장서서 지켜 나가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폭력 사태 선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인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가 불법과 파행을 자행하고 있다"며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했다. 강민국 의원도 "헌법재판소를 탄핵하자"고 거들었고 함께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은 같은 집회에서 "불법 탄핵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이를 즉각 처단하자!"는 김 전 장관의 옥중서신을 대독했다. 탄핵 재판이 불법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데도,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재현하자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서 의원을 비롯한 여권의 발언 수위만큼은 아니지만 야권에서도 자극적인 발언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해 "아마도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탄핵 찬성 집회에서 "윤석열이 어느 신부님 말씀대로 '지X 발광'을 하고 있지만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윤석열이라는, 존재하는 '망상 장애' 괴물과 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서로를 비난하는 데 급급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서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제소할 계획이 있다"며 "국가의 기본적인 국가시스템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굉장히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윤리위 제소로도 부족한 망언"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지역구에 연평도가 있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이 대표가 서해5도를 평소에 어떻게 무시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도대체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에 숭고한 넋을 기리는 날 입에 담기도 어려운 참담한 모략을 위해 나라의 슬픈 바다를 감히 끌어 쓸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극단적 언사만 내뱉으며 서로를 자극해 결국 민주주의 파괴를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국민의힘은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나 싶었다"(김종혁 전 최고위원)는 당 안팎 지적에도 불구하고 "서 의원 발언이 적절했는지 생각해보겠다"(박수민 원내대변인)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나온 내용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의도치 않게 불편한 마음을 느끼셨거나 조금이라도 마음에 상처가 되신 분이 계시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올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 심판 선고가 가까워질수록 서로를 자극하는 형국"이라며 "천박함을 버리고 금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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