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1 (목)

    이슈 국방과 무기

    김여정, 미 핵항모 입항에 “전략적 억제력 행사” 조건부 엄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지난 3일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기지에 항공모함 칼 빈슨함(CVN-70)이 정박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4일 미국 핵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을 ‘도발행위’로 규정하면서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나온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문에서다. 김 부부장은 평소 구어체로 거친 표현을 섞어 논평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문어체의 정제된 글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무시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위들을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며 ‘전략적 억제력 행사’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2024년의 옹근 한 해를 사실상 사상 최대의 반공화국 전쟁 연습 책동으로 신기록을 세운 미국은 올해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바쁘게 이전 행정부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승하며 우리를 반대하는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를 계단식으로 확대강화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우리는 가만히 앉아 정세를 론평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하여 군사적 힘의 시위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전략자산의 조선반도 지역 전개가 악습화된 행태로 굳어지고 이로 하여 우리의 안전권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데 대처하여 우리도 적수국의 안전권에 대한 전략적 수준의 위협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필요할 때면 국방성, 외무성 등의 명의로 논평을 냈지만,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나 논평을 발표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 김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낸 것은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이라고 볼 수 있어 그 무게감이 다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의 행보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면 자신들도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때와 같은 조건에서는 협상장에 나설 수 없다는 ‘신호’다.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상당히 정제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에 협상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서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에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을 포함해 55회의 연합훈련을 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도 더 많은 군사적 옵션을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는 ‘조건부 엄포’”라며 “게다가 이조차도 당장 하겠다는 게 아니라 선택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했으니 상당히 정제된 언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북한 김여정이 에프에스(FS) 연습을 앞두고 확장억제 공약 이행을 위한 미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비난한 것은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고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