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국보 지정 예고
"대형 괘불도의 시초 격"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후기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다.

국가유산청은 1997년 보물로 지정한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괘불도 국보 지정 예고는 1997년 괘불 7점이 동시에 국보로 지정된 후 28년 만이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할 때 내거는 대형 불화다.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인 초대형 불화다.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한 모습의 보살형 입상 형식으로 표현됐다. 국가유산청은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란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며 "초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이 괘불은 법경(法冏),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 제작 화승과 1627년(조선 인조 5년)이란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앞서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보다 제작 연대가 앞선다.

화기에 '미륵(彌勒)'이란 명칭을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충청 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 제작된 괘불도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후 제작된 유사한 도상의 괘불 제작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괘불도 확산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