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 전남대 총장 인터뷰
의대 교수 출신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매년 배출되던 3000~4000명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의료 공백이 생긴다”며 “이번 달이 향후 의료 현장 상황을 결정할 키(열쇠)”라고 말했다. /전남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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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새 학기가 개강했지만 전국 의대 강의실은 텅 비어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2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면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을 증원 전(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는데도 학생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다.
전남대는 지난 10일 의대학장 명의로 학생·학부모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의정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소중한 청춘 일 년을 희생한 우리 학생들이고, 우리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일 년 더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라며 “남은 과제는 의료계와 의사 선배들에게 맡기고 학교로 돌아와 달라”는 내용이다.
그래픽=이진영 |
지난달 취임한 이근배(62) 전남대 신임 총장은 정형외과 전문의로, 25년간 전남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총장은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달에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학 교육은 이뤄질 수 없고, 그 여파는 아무리 못 가도 10년은 간다”면서 “더 이상 (학생을 구제할) 방법도 없어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 의대생들이 본인과 대한민국을 생각해 학교로 돌아와 주기를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나.
-학생 대표들 반응은 어땠나.
-의료계에선 ‘증원된 학생에 대한 교육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있다.
“35년간 의사, 교육자로 일해온 사람으로서 확실하게 말한다. 이번에 돌아오면 의학 교육은 가능하다. 학교의 강의실, 실습 여건을 따져봤을 때 분반 등으로 수업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기존 6년 교육을 5.5년으로 압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모든 강의실을 총동원해 교육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24·25·26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는 ‘트리플링(tripling)’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명백히 불가능하다."
-‘트리플링’은 왜 안 되나.
-증원에 대비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해 인프라를 보강한 대학 입장에선 ‘2026학년도 증원 0명’ 제안은 큰 결정이다.
“총장들이 많은 고민을 했고 ‘이번엔 다른 건 따지지 말고 학생들이 돌아오는 데 집중하자’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정부도 상당 부분 양보했고 총장과 대학 학장들도 힘을 실어줬다. 학생들도 이런 결정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대학뿐 아니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도 이번에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오는 데 ‘올인(다 걸기)’해야 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의 수혜를 입은 25학번들의 수업 거부가 논란이다.
-의대생에게 당부하는 말은.
“대한민국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학생들이 수업 듣고 의사가 돼야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고, 그래야 의대생, 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올라간다. 의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책무와 사명감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이근배 총장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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