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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0년, 뮤지컬 ‘명성황후’…김소현 “매회 마지막이라 생각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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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 김소현(오른쪽)과 손준호. 에이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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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가 죽고 나서 고종과 세자가 노래하는 장면의 리허설을 보다가 오열했어요.”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명성황후’(3월30일까지)에서 주인공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에겐 이번 30주년 공연이 남다르다. 남편인 배우 손준호가 고종 역을 맡은데다, 어느덧 아들 나이가 극 중 세자와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김소현은 2015년, 손준호는 2018년부터 ‘명성황후’와 함께했다.



13일 손준호와 함께 서울 경복궁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소현은 어느 시즌보다 이번 명성황후 역에 몰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과 나이가 비슷한 세자 역 배우들과 연기하다 보니 명성황후가 내 안의 인물처럼 느껴진다”며 “엄마 입장에서 명성황후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아내와 함께하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왕족들의 부부 생활은 어땠을까, 그들도 정말 사랑을 했을까 같은 얘기들을 소현씨와 많이 한다”며 “항상 곁에 있는 아내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어 한결 편안하다”고 했다.



부부 이전에 뮤지컬 배우인 둘은 서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소현은 “동료 배우들은 자존심 상할까봐 연기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준호씨가 연기와 노래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게 저를 긴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유일한 단점은 “사생활이 없다는 것”이라며 부부는 함께 웃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 에이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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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김소현은 2015년 10주년 공연 때 처음 명성황후 역을 맡은 지 10년 만에 200회 공연이란 대기록을 쌓게 된다. 김소현은 “공연이 끝나면 에스엔에스(SNS)를 검색해서 후기를 찾아보는데, 30년 전에 할머니와 손잡고 온 관객이 이제 손녀와 극장에 온다는 내용도 있었다”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다 아는 역사이고, 관객들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롱런하는 거 같다”고 장기 흥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손준호는 “30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들어도 훌륭한 음악과, 계속해서 대본 수정을 해가면서 관객과 호흡을 맞춘 창작진의 노력이 컸다”고 했다.



노래 위주로 작품이 진행되는 ‘성스루 뮤지컬’이기에 김소현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공연 전에는 낮에 쌀밥에 김 정도만 간단히 먹고 일찍 공연장에 나가요. 시즌이 진행 중일 땐 좋아하는 커피도 끊고요.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전곡을 다 부르면서 연습을 합니다.” 옆에서 듣던 손준호는 “소현씨가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주변에서 목 상한다고 말릴 정도”라고 했다.



“공연할 때마다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선택받아야 연기를 할 수 있잖아요. 매 공연 최선을 다하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소현은 “‘엄마가 죽는 거 보기 싫다’던 아들이 처음으로 200회 공연 날 극장을 찾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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