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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당권·공천 계산에…지지층 입맛 따라 발언 수위 높이는 국힘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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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경원 의원이 지난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인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해오면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장외 집회에 나선 의원들의 발언이 ‘개인적 행동’이라며 별 문제가 없다는 태도지만, 당 안에선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극우 세력이 주도하는 장외 집회 참석에 가장 적극적인 건 중진인 나경원·윤상현·김기현 의원 등이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극우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개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방탄 졸속 탄핵으로 대한민국의 민생과 법치를 망친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이야말로 내란수괴범 아니냐”며 “뻔히 기각될 걸 알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탄핵을 남발한 것은 직권남용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같은 집회에서 “박정희 정신이 일궈낸 내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백척간두 위기에 처해있다”며 “우리는 7~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리석게 탄핵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두 번 다시 이런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연단에 올라 발언할 때마다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당 안에선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행보에 강성 지지층에게 소구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누굴 붙잡고 물어봐도 이들이 당권에 생각이 있다는 건 알지 않냐”며 “지지층을 상대로 강한 발언을 하고, 그걸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당에는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영남 등 보수 성향이 강한 곳에 지역구를 둔 초·재선 의원들 가운데서도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극우 세력과 유사한 발언을 쏟아내는 이들이 있다. 지역 주민 ‘입맛’에 맞는 발언으로 인지도와 지지도를 올리면 다음 총선 공천에 나쁠 게 없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재선인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지난 15일 구미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구속이 취소되자 민주당은 발작하고 있다. 내란죄가 빠진 탄핵소추안은 메주 없는 된장”이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사기 탄핵이다.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내란몰이만 믿고 날뛰다가 황소 발에 밟혀 죽는 개구리 신세가 됐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초선인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 참석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지지자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또 다른 영남의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발언을 하면 지역구 주민들한테 격려 문자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집회 연단에 올라가면 지지자들과 같이 흥분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말실수를 하게 되고, (당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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