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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집값, 7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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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주간 시세 상승률(전주 대비)이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0.2%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용산구의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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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후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며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집값이 치솟자 15주째 이어지던 전국 집값 내림세도 보합세로 전환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0.2%대 상승률을 회복했다. 특히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값은 부동산 시장 활황기인 2018년 초 이후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72%)는 2018년 2월 첫째주, 강남구(0.69%)는 그해 1월 넷째주, 서초구(0.62%)는 같은 해 1월 다섯째주 이후 각각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토허제 해제지 인근을 포함한 강남 3구가 집값 상승을 주도하자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뒤따라왔다. 마포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 0.21%, 용산구는 0.1%에서 0.23%, 성동구는 0.08%에서 0.29%로 상승률이 올랐다.

실제로 성동구 '성수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중반만 해도 실거래가가 14억원 선을 밑돌았지만 최근 15억65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최고 16억3000만원에 이른다.

지난주 0.02~0.03%씩 내림세를 기록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역시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주엔 노원구가 보합(0%)을 기록했고 도봉구와 강북구는 각각 0.01%, 0.03% 올랐다. 특히 이번에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모두 아파트값이 내림세에서 벗어났다. 중랑구와 노원구만 보합세를 나타냈고 나머지는 모두 값이 올랐다.

한때 실거래가 9억원 선을 넘나들던 강북구 '미아 래미안 1차' 전용 84㎡는 올해 초 7억7000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최고 호가 8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매일경제

서울 인근에도 영향이 미쳤다. 지난주 0.51%의 상승률로 경기도 내 1위를 차지한 과천은 이번주에는 상승률 0.71%로 그 폭을 더 키웠다.

거래량까지 크게 늘고 있어 시세 상승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3일 기준 8121건으로 지난해 1~2월 5420건보다 50%가량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368→567건), 서초구(212→408건), 송파구(393→671건)에서 거래가 많이 늘었다. 거래량이 증가하는 속도도 가파르다. 올해 1월 3355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4766건으로 집계돼 작년 4월 이후 11개월 만에 4000건대를 돌파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기에 들어가 상승폭이 줄었지만 강남 3구만은 그 폭을 계속 키워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토허제가 해제돼 외지인들까지 서울 아파트를 사려고 몰려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원장은 "집값 조정기는 보통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거치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만에 토허제를 풀어버리니 봄 이사철과 맞물려 아파트값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2월 금리 인하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토허제 해제 영향은 부분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토허제는 토지에 대한 투기를 막기 위한 건데 주택 시장에까지 적용해 무리한 면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보장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 합동 부동산 시장 점검 회의에서 "과도한 가격 상승 시엔 토허제 재지정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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