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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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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폭탄 터져도 살아남은 버섯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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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버섯중독 녜륭칭 지음, 김지민 옮김 글항아리 펴냄, 2만3000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뒤 딱 두 가지 생물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바퀴벌레와 송이. 일본인이 전쟁이 끝나고부터 송이버섯에 연연한 이유다. '버섯 왕국' 중국 윈난성 쿤밍 사람들은 이 '못난이 계종'이 눈 깜짝할 사이 수출 효자 상품이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현지 전통 조리법으로 토종닭을 오래 고아 만든 육수에 송이를 얇게 썰어서 즐긴다고 한다.

    진한 향과 쫄깃한 식감을 지닌 송이의 제철은 매년 8월부터 10월 말까지다. 최상품으로 꼽히는 송이는 샹그릴라계 송이로 생장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솔숲이나 침활 혼효림에서 조금도 오염되지 않은 곳이어야 한다. 우리가 먹는 모든 송이는 땅속부터 밖으로 나오기까지 최소 6년 이상 생장한 것이라고 한다.

    송이가 비싼 이유다. 윈난은 송이뿐만 아니라 송로, 영지, 싸리버섯 등 사계절 내내 버섯과 긴밀하게 얽힌 역사를 갖고 있다. 신간 '버섯중독'의 저자는 쿤밍현대미술관의 공동 창립자이자 관장인 녜룽칭. 자칭 버섯 중독자다. 이 지역 출신인 현대미술가 장샤오강은 "버섯 과학책일 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낭만적으로 추억을 회고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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