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외원조 삭감 여파
WFP 예산의 45% 미국서 나와
美관리 "로힝야족 난민에 빚진것 없다"
유엔 사무총장 "지원 삭감은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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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자금 부족으로 미얀마에서 100만여명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외 원조를 대폭 삭감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FP는 성명을 내고 심각한 자금 부족 때문에 다음달부터 미얀마에서 100만 명 이상이 WFP의 식량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WFP에 따르면 내전에 시달리는 미얀마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520만 명이 최소 일일 식량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230만 명이 ‘비상’ 수준의 굶주림을 직면한 상태다.
또 WFP의 지원이 유일한 식량 공급원이다시피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난민촌에 있는 로힝야족 등 약 10만 명도 이번 지원 감축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원 중단이 미국의 대외 원조 삭감과 직접 연관돼 있는지 WFP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AFP에 따르면 지난해 WFP의 예산 97억 달러(약 14조원) 가운데 미국이 44억 달러(약 6조 4000억원), 약 45%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번 지원 중단이 미국의 원조 축소 때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뒤섞여 있다"면서 미국이 WFP의 주요 자금 지원자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농지가 파괴·오염되고 전쟁과 군부의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한 피난 등으로 노동력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식량 생산이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제개발처(USAID)의 사실상 해체를 감독하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로힝야족·레바논 난민에 대한 지원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피터 마로코 USAID 부처장 대행은 부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로힝야족·레바논 난민들이 미국 원조에 "이상하게 의존한다"면서 "(미국은 이들에게) 아무것도 빚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고문(총리격)과 만나 "(미국 등의 원조) 삭감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국제 사회가 로힝야를 잊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에 이들 난민에 대한 긴급 지원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WFP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방글라데시 내 로힝야족 난민의 한 달 식비를 내달부터 현재의 절반 수준인 6달러(약 8700원)로 줄여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며 기부를 호소하고 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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