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재지정 vs 유지, 강남 부동산 시장 '갈림길'
전문가 "거래허가 지정 신중해야"…매물 잠김 현상 등 우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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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강남3구(송파·강남·서초) 아파트값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급등하자 서울시가 재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전에 충분한 분석 없이 해제했다가 혼란만 야기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거래허가와 관련 서울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해제했다는 입장이지만 금리 인하와 겹치며 강남3구 아파트 가격 상승세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쏘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 올린 공)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강남3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0.72% 오르며 2018년 2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0.69%, 0.6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오세훈 시장은 "가격 상승이 과도하면 재규제를 검토할 수 있다"며 "3~6개월 정도 예의주시하며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제된 지 약 한 달 만에 재지정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잠실·삼성·대치·첨당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기사가 게시돼 있다. 2025.2.1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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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유지하거나 재지정할 경우 각각 다른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거래허가 해제로 인한 일시적 가격 상승은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오히려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강남3구는 지난해 동기 대비 실거래 가격이 1.2배 이상 올랐다"며 "호가가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승세는 자연스럽게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제를 다시 지정할 경우 정책 일관성 논란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압구정·목동·여의도·성수의 해제를 앞두고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는 향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과열된 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장 안정과 정책 신뢰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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