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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트럼프 겨냥했던 '바이든 맥주'…"코로나 백신맞고 맥주 한잔"[맥주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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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2020년 바이든 대선 당선 직후 출시

코로나19 때 백신 접종 독려에 이용

편집자주가장 대중적인 술인 맥주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서구권에서는 정계 흐름에 큰 변동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맥주가 출시되기도 한다.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특별판' 맥주들이 나온 배경과 이와 맞물린 국제정세의 변화 모습을 살펴본다.

2020년 11월 미국 양조업체인 미노콰 브루잉(Minocqua Brewing)이 출시한 바이든 맥주. 미노콰 브루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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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정치적인 배경을 가진 맥주로는 2020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시 대선 승리에 맞춰 출시됐던 '바이든 맥주(Biden beer)'가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술을 못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만들어졌던 이 맥주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바이든 맥주는 지난해 열린 미 대선에서 후원금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바이든 취임에 맞춰 출시됐던 맥주…술 못하는 트럼프 공세

2018년 9월 유엔(UN)총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와인잔에 다이어트 콜라를 따라마시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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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맥주의 제조사는 위스콘신주의 양조업체인 '미노콰 브루잉(Minocqua Brewing)'이란 곳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커크 뱅스태드 미노콰 브루잉 대표는 2020년 11월11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승리 직후 이를 축하하는 의미로 맥주를 출시했다.

뱅스태드 대표는 맥주 출시 당시 인스타그램에 "바이든 맥주는 독일 쾰른지방 전통맥주인 쾰슈 스타일이며 부드럽고 그리 쓰지 않은 맛"이라며 "바이든 맥주라 쓰고 편안함이라고 읽는다"고 강조했다. 당시 공격적 언행으로 비판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해 부드러운 리더쉽이 강조되던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적으로 맥주를 출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든 맥주는 출시 이후 바이든 캠프와 미국 민주당을 중심으로 홍보가 이어졌다. 민주당에서는 공식 행사에서조차 술을 멀리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바이든 대통령이 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콜 중독으로 형이 사망한 이후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 9월 유엔(UN)총회 참석 당시 정상들과의 만찬자리에서도 혼자 와인잔에 다이어트 콜라를 따라 마셨다.

뱅스태드 대표는 위스콘신주의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 중 한명으로 2020년 미국 대선 직전인 9월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에 바이든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당국으로부터 현수막 크기를 줄이라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위스콘신주 주의회에 출마했다가 공화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백신맞고 공짜 맥주 한잔" 코로나19 펜데믹 때 인기와 논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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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맥주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시기는 코로나19 펜데믹이 극심했던 2021년이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접종율을 올리기 위해 백신 접종자에게 공짜맥주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하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6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70%를 목표로 대규모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그는 백악관 연설을 통해 "백신을 맞고 공짜 맥주를 마시자"며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이 늘수록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프로모션에 따라 미국 성인들은 백신 접종 후 5달러 상당의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게 됐다.

프로모션은 '샷 앤 비어(Shot and a Beer)'란 이름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행됐다. 버드와인저 생산업체인 안호이저-부시 등 대형 맥주업체 뿐 아니라 바이든 맥주를 만든 미노콰 브루잉 같은 지방 소형 양조업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다만 미노콰 브루잉은 코로나19 기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뱅스태드 대표가 위스콘신주 내에서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키지 않는 학교들에 대한 집단 소송에 나서면서 학부모들의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미노콰 브루잉은 2021년 10월 위스콘신주 내 방역조치 위반 학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 모금운동까지 전개했다. 당시 뱅스태드 대표는 "훨씬 더 많은 진보적인 조직과 정치인들이 이러한 퇴보적인 학교 운영위원회에 맞서 싸우는 전장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든 맥주' 만든 양조업체 대표 줄소송…후원금 유용 논란
아시아경제

커크 뱅스태드 미노콰 브루잉 대표. 커크 뱅스태드 블로그


현재 바이든 맥주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다. 뱅스태드 대표가 최근 미 대선 당시 정치자금 후원단체인 '슈퍼팩(Super PAC)'을 운영하며 위스콘신주에서 모금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각종 법정분쟁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위스콘신주 현지 매체인 위스콘신퍼블릭라디오(WPR)에 따르면 뱅스태드 대표는 지난달 20일 슈퍼팩 자금 중 50만달러(약 7억2600만원)를 유용했다는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위스콘신주의 우익매체인 레이크랜드타임스와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면서 슈퍼팩 자금을 소송 비용에 썼다는 것이다.

앞서 그는 바이든 맥주를 비롯해 자신의 양조업체에서 생산한 맥주 판매 이익 중 일부를 슈퍼팩에 기부하겠다고 공식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수익 중 일부를 한번도 슈퍼팩에 기부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그의 자금유용과 관련해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WPR은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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