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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르포] 제2의 판교?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분양형 상가 황금 입지에도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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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상가 입점률 한자리 수

높은 임대료 등으로 임차인 구하기 난항

전문가 “입지 좋아도 공급 과잉”

11일 ‘롯데캐슬 르웨스트 에비뉴 767’ 상가가 비어있는 모습.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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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지하 보행로 상가부터 채워질 것 같아요. 그나마 유동 인구가 많고 더 많아질 거로 예상돼서요. 1층·2층은 지금 분위기로는 한참 걸릴 것 같습니다” (마곡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11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상가 대부분은 불이 꺼지고 임대문의 스티커만 몇십장 유리창에 덕지덕지 붙은 모습이었다. 지난해 ‘코엑스 마곡’과 올해 ‘LG사이언스파크 업무시설’ 등 탄탄한 배후 수요가 차례로 들어오고, 지하도로는 마곡역·마곡나루역·공항철도가 연결돼 입지도 좋은 이곳 상가에는 여전히 찬 바람이 불었다. 마곡 MICE 복합단지의 호텔·오피스·컨벤션 센터 등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상업시설은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마곡나루역 5번출구 앞 ‘롯데캐슬 르웨스트 에비뉴 767’은 영업 중인 곳이 10곳이 안 될 만큼 규모에 비해 아직 채워지지 않은 곳들이 상당수였다. 총 5개 동으로 상층부 오피스텔·저층부 상가로 구성된 이곳은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6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인기척이 드물고 내부 주차장과 시설은 불이 꺼지고 비어 있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에비뉴 767’ 내부 상가 모습. 한 층이 통으로 비어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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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1층에는 편의점과 부동산, 그리고 햄버거·곰탕집 정도만 입점해 영업 중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피스텔과 함께 있는 복합상가라 입주 가구 수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까지 오피스텔 입주가 총 876가구 중 50여가구만 이뤄져, 나머지는 이번 달 말 재분양이 진행된 이후로 채워질 것 같다”며 “지하2층~지상2층 상가 점포 수는 약 220개로, 현재 입점 점포는 전체의 5%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코엑스 마곡 지하에서부터 시작돼 마이스 복합단지 지하 연결보행통로로 이어지는 스트리트형 상가 ‘르웨스트 시티’와 ‘K스퀘어 마곡’, ‘원그로브’ 등은 사정이 조금 나았다. 마곡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엑스 마곡은 상권이 지하 2층에 집중돼 있는데 60% 정도 차서 영업 중이다. 최근 크리스피 프레시가 입점하는 등 프랜차이즈 위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일반 분양이 아닌 회사 자체의 통 분양이어서 임차만 가능하고, 점포 면적이 크다 보니 브랜드파워 강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임차를 선호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교보문고 등이 계약을 맺은 상황”이라고 했다.

코엑스 마곡 지하상가 ‘르웨스트’ 모습. 입점 준비 중인 곳의 공사가 한창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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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반 분양된 ‘에비뉴767’은 임대료 자체가 기대 수익률에 기반해 측정되고, 분양받은 소유자가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된 가격 형성이 아직 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곡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는 수익률 4~5% 정도 예상되는 높은 금액으로 임대료와 매매호가가 나와있다”며 “3.3㎡당 1층은 33만~38만원, 2층과 지하1층은 15~18만원 선에서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매매가는 분양가와 유사한 수준인 전용 33㎡ 기준으로 12억원 정도다. 상권 형성이 안 된 상태라 실질 계약은 이보다 더 낮춰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상권이 자리 잡기 전의 기대수익률이 반영된 높은 임대료로 임차가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또한 분양 당시에 비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며 계약 해지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마곡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은 호황장인 2021년 진행돼 당시 657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았지만, 현재는 시장 안 좋아져 잔금 문제로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도 많다”며 “다만 최근 LG사이언스파크 업무시설동이 새로 들어서며 2500명 규모가 입주하는 등 유동·상주 인구가 더 늘고, 이달 안에 지하도 스트리트 상가가 개통되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지하 연결 보행통로로 이어지는 스트리트형 상가 ‘르웨스트 시티’ 입구. 오픈 전이라 통행을 막아놓은 모습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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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규모와 면적이 큰 산업단지·신도시의 중대형 상가 공실은 마곡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03%로, 12.7%였던 3분기 대비 0.33%P 올랐다. 문제는 공실률은 높아지는데 공급은 줄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9년 이전까지 2만실 안팎이던 전국 상가 입주 물량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만실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도시와 MICE단지 등으로 상가 공급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는 최근 상가 공급 과잉 문제로 인해 임차인 시장이 약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구 마곡 쪽에 10년 전쯤 공급됐던 상가들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서 새로운 상업시설을 대거 공급해 과잉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좋은 입지의 규모가 큰 상가들이 손님 유인력을 갖췄는데, 최근에는 업종이 다양하고 공급이 많다고 해서 성공적인 상권 형성이 보장되지는 않고 있다. 임차인들의 경영 컨디션도 나빠지고, 임대료를 웃도는 목표 수익률 올리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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