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도 고령층 4명 중 1명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춰주는 신약이 국내에도 들어왔지만 '그림의 떡'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이 문제 사회정책부 박재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경도인지장애 환자수가 무려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전국 치매역학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치매 유병률은 지난 조사보다 0.25%p 줄었지만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6.17%p 늘어난 28.42%로 나타났습니다. 환자 수를 예측해보면 올해 298만 명으로 300만 명에 육박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가능해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객관적인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 정도는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레켐비'라는 신약이 나왔다던데, 우리나라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쓰입니다. 치매는 대부분 뇌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쌓이면서 생기는데 레켐비는 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증상 악화를 최대 30% 정도 늦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처방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이제 한 넉달 정도 된 셈인데요. 신약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레켐비는 어떤가요?
[기자]
레켐비도 역시 부작용 우려가 있는데요. 뇌 안의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면서 뇌혈관의 아밀로이드도 함께 제거해 혈관 벽을 건드려 뇌출혈이나 뇌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 현재까지 국내에선 이런 부작용이 적다는 게 의료진들의 평가입니다.
강성훈 / 구로고려대병원 신경과 교수
"국내에선 임상 시험 자료에서도 아시아인에는 적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3개월 가까이 오는 시점에서 생각보다 부작용 빈도가 매우 낮아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부작용이 적은 획기적인 신약인데 처방 건수가 많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바로 비싼 약값 때문입니다. 환자 몸무게 1kg당 10㎎을 2주마다 한 번씩 1년 6개월 동안 정맥 투여해야 하는데요. 중간중간 부작용 발생을 확인하기 위한 뇌 MRI 촬영도 함께 해야해 보통 한 번 맞는데 100만~150만 원이 들고 최종적으로는 4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이 안 그래도 큰데 비싼 약값까지 감수하기가 쉽지 않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치매 환자 가족들은 모두 돌봄 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는데요.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의 경우 1700만 원 시설·병원의 경우 31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신약 '레켐비'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면 부담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레켐비의 가격이 비싼 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채 비급여로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급여 적용 적정성 평가를 위한 데이터 수집이 진행 중이지만 안정성과 유효성 심사 등 절차가 복잡해 급여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한 민간 보험사는 레켐비를 7회 이상 투여하면 최대 1000만원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치매 보험 상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무리 좋은 신약이 나와도 가격 허들을 낮출 수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겠네요.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박재훈 기자(argos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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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도 고령층 4명 중 1명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치매의 진행을 늦춰주는 신약이 국내에도 들어왔지만 '그림의 떡'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이 문제 사회정책부 박재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경도인지장애 환자수가 무려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전국 치매역학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치매 유병률은 지난 조사보다 0.25%p 줄었지만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6.17%p 늘어난 28.42%로 나타났습니다. 환자 수를 예측해보면 올해 298만 명으로 300만 명에 육박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가능해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객관적인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 정도는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레켐비'라는 신약이 나왔다던데, 우리나라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쓰입니다. 치매는 대부분 뇌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쌓이면서 생기는데 레켐비는 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증상 악화를 최대 30% 정도 늦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처방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이제 한 넉달 정도 된 셈인데요. 신약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레켐비는 어떤가요?
[기자]
레켐비도 역시 부작용 우려가 있는데요. 뇌 안의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면서 뇌혈관의 아밀로이드도 함께 제거해 혈관 벽을 건드려 뇌출혈이나 뇌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 현재까지 국내에선 이런 부작용이 적다는 게 의료진들의 평가입니다.
"국내에선 임상 시험 자료에서도 아시아인에는 적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3개월 가까이 오는 시점에서 생각보다 부작용 빈도가 매우 낮아서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부작용이 적은 획기적인 신약인데 처방 건수가 많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바로 비싼 약값 때문입니다. 환자 몸무게 1kg당 10㎎을 2주마다 한 번씩 1년 6개월 동안 정맥 투여해야 하는데요. 중간중간 부작용 발생을 확인하기 위한 뇌 MRI 촬영도 함께 해야해 보통 한 번 맞는데 100만~150만 원이 들고 최종적으로는 4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이 안 그래도 큰데 비싼 약값까지 감수하기가 쉽지 않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치매 환자 가족들은 모두 돌봄 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는데요.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의 경우 1700만 원 시설·병원의 경우 31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신약 '레켐비'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면 부담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레켐비의 가격이 비싼 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채 비급여로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급여 적용 적정성 평가를 위한 데이터 수집이 진행 중이지만 안정성과 유효성 심사 등 절차가 복잡해 급여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한 민간 보험사는 레켐비를 7회 이상 투여하면 최대 1000만원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치매 보험 상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무리 좋은 신약이 나와도 가격 허들을 낮출 수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겠네요.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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