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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을 아시나요①] 30년 만에 다시 태어난 K-오컬트 창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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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편 1권의 '하늘이 불타던 날',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
누적 관객 수 40만 명 돌파…장기 흥행 돌입


'퇴마록'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들이 절대 악(惡)에 맞서는 대서사의 시작을 담은 오컬트 블록버스터로,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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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당시 1000만 부나 판매되며 1990~2000년대를 사로잡았던 소설이 생생한 비주얼로 스크린에 구현되며 극장가의 흥행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분위기에 탑승한 <더팩트>는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며 원작 팬덤은 물론 새로운 연령대의 관객들까지 제대로 사로잡은 '퇴마록'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며 시즌 2와 한국 영화 산업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K-오컬트의 창시작이 30년 만에 스크린에 걸렸다. 원작을 보면서 그때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에게는 추억을,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퇴마록'이다.

지난달 21일 스크린에 걸린 '퇴마록'(감독 김동철)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들이 절대 악(惡)에 맞서는 대서사의 시작을 담은 오컬트 블록버스터로, 1993년 PC 통신에서 연재된 한국 판타지 장르 문학의 선구자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퇴마록'은 누적 판매 부수 1000만 부와 온라인 조회수 2억 3000만 뷰를 돌파한 레전드 판타지 소설이다.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무협과 엑소시즘, 종교, 실화, 전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한 방대한 세계관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극찬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K-오컬트의 창시작이자 레전드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소설은 국내편을 시작으로 세계편과 혼세편, 말세편으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퇴마록'은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 중 국내편 1권의 '하늘이 불타던 날'을 다루고 있다. 김동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원작자 이우혁이 직접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퇴마록'은 개봉 3주 차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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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수백 년간 은거하던 해동밀교의 145대 교주가 생명을 제물로 바쳐 절대 악의 힘을 얻기 위한 의식을 시작하고, 해동 밀교의 다섯 호법은 그를 막기 위해 힘을 보태줄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나선다. 이에 파문당한 신부 박윤규부터 무공을 위해 밀교를 찾은 현암과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예언의 아이 준후가 합세해 거대한 악에 맞서는 과정을 담는다.

사실 '퇴마록'의 영화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안성기와 신현준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실사영화가 개봉했지만, 이우혁 작가는 크게 개입하지 못하고 박광춘 감독이 직접 각본 작업을 한 만큼 독자들에게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로부터 27년 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것이 이번에 개봉한 '퇴마록'인 것. 개봉 첫날 2만 6501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무난하게 출발한 작품은 '미키 17'과 '콘클라베' 등 신작 공세에도 개봉 3주 차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퇴마록'은 개봉 직후 CGV 골든 에그지수(영화 관람 후 평가) 96%와 3040세대 예매 분포 65%의 높은 수치로 소설의 코어 팬층을 확실히 사로잡았고,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과 화려한 오컬트 액션 그리고 캐릭터들의 다채로운 매력 등을 완벽하게 살렸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각종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원작을 몰랐던 1020세대로까지 입소문이 퍼지면서 심상치 않은 역주행 조짐을 보였다. 이후 CGV 성별 및 연령별 예매 분포에 따르면 개봉 당시와 비교해 여성 관객의 비율과 2030세대의 예매 비율이 5% 이상 상승해 원작 팬들은 물론 애니메이션을 통해 '퇴마록'에 입문한 관객들까지 제대로 매료시키며 팬덤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원작을 재밌게 본 이들을 만족시키며 성공적으로 팬덤 연령대를 확장시킨 '퇴마록'은 단 하나의 오컬트 블록버스터 작품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성인을 타겟으로 한 한국 애니메이션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관객들은 '퇴마록'을 보며 K-애니메이션의 놀라운 퀄리티를 체감했다고 밝히며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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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팩트> 취재진은 극장을 방문해 '퇴마록'을 관람하러 온 관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30~40대 관객들은 원작을 재밌게 봤던 기억으로, 10~20대 관객들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러 왔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먼저 40대 여성 A 씨는 "어릴 때 유명했고 저도 재밌게 봤던 책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다고 해서 보러왔다. 원작의 세계관이 방대했던 것 이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니까 그때 열심히 읽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며 "기대 이상의 퀄리티라서 놀랐고 후속편도 얼른 보고 싶다"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는 20대 남성 B 씨는 "인터넷에서 재밌다는 후기 글이 계속 올라와서 궁금증이 생겼다. 원작을 몰라서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보기에 큰 무리가 없어서 좋았다"며 "사실 K-오컬트라는 장르가 최근에 사랑받게 된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옛날에 인기가 많았던 소설이 원작이라는 점이 신기했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를 관람한 후기를 남겼다.

20대 여성 C 씨는 몬스타엑스의 'BEASTMODE(비스트모드)'가 작품의 엔딩곡으로 선정됐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그러면서 그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곡의 강렬한 비트가 잘 어울렸다. 팬심으로 본 영화인데 생각보다 고퀄리티의 영상미에 놀랐다. 뿌린 떡밥을 회수하는 걸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손익분기점을 넘겨서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작을 몰랐지만 작품의 매력에 빠져 'N차 관람'을 하게 됐다는 20대 여성 D 씨는 "소설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그냥 영화를 봤고, 그 후에 1990년대에 쓰여진 글이라는 걸 알고 너무 놀랐다"며 "바로 원작을 읽기 시작했고 영화도 여러 번 봤다.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캐치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잘 느끼고 있다는 김동철 감독은 "GV(관객과의 대화)나 인터뷰 등 여러 행사를 하러 갔을 때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연령층이 다양하더라"며 "1020세대 분들이 저희를 응원해 주시고 선물을 주시는 걸 보면서 저희가 의도했던 대로 넓은 연령층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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