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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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학년도 ‘증원 0명’을 제시하며 이달 말까지 의대생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요지부동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의대에 합격한 신입생조차 선배들 압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내년에 24·25·26학번이 한꺼번에 1학년 수업을 받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판이다.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발표회'에서는 25학번 의대 신입생의 ‘웃픈’ 사례가 소개됐다. 부모는 학교에 가라 하고 선배들은 오지 말라 해서 아침에 PC방으로 등교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도 여러 사정으로 결정을 못하는 의대생 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증원 정책 혜택을 본 신입생들의 수업 거부를 두고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예년에 비해 크게 넓어진 문으로 의대에 입학해놓고 정원 축소를 주장하는 수업 파행에 동참하는 게 명분이 없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개개인의 자율적 결정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신입생들을 향해 돌을 던지는 게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지금 누구보다 수업을 듣고 싶은 게 신입생들일 것이다.
이들이 선뜻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건 선배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 한 지방 의대에선 선배들이 신입생을 집합시켜놓고 “의사 세계는 좁다. 한번 낙인찍히면 평생 간다”는 취지로 압박했다고 한다. 선배들이 보는 앞에서 휴학계를 쓰게 하거나, 아예 휴학계 인증 사진을 취합하는 대학도 있다. 심지어 전공의까지 거든다. 자신들은 면허를 따놓고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방패막이 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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