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훈 교수, '침입·정착' 가능한 종 연구…"대응 협력체계 필요"
목조 문화유산 '천적'…19일 대전서 미국·대만 전문가와 세미나
목조 문화유산 흰개미 피해 모습(왼쪽)과 흰개미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목조 문화유산에 큰 피해를 주는 흰개미 가운데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큰 종이 10종이 넘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원훈 경상국립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향후 국내에 침입(유입)할 가능성이 높은 흰개미 종은 16종 정도"라고 17일 밝혔다.
이 교수는 19일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서 열리는 '국외 흰개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앞두고 공개한 발제문에서 흰개미 종과 특징을 분석해 이같이 제시했다.
흰개미는 습하고 햇볕이 없는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인체에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한번 침투하면 안쪽에서부터 나무를 갉아 먹으며 건축물에 큰 피해를 야기해 목조 문화유산의 '천적'으로 여겨진다.
목조건축 흰개미 피해 조사 모습 |
국내에서는 일본흰개미 아종, 칸몬흰개미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는 약 50종의 흰개미가 분포하며, 우리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각 21종, 47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로 인한 피해는 막대한 상황이다. 북미에서는 해마다 피해액이 수조 원에 달하며, 일본은 국보급 문화유산 건축물의 43%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유산' 종묘의 흰개미 피해 모습 |
이 교수는 세계 곳곳에 서식하고 있는 흰개미 종 가운데 우리나라와 기후와 위도가 비슷한 지역에 분포하는 종을 중심으로 위험성이 큰 종을 판별했다.
이 교수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흰개미 분포 현황을 조사한 결과, 69곳에서 4천여 개의 개체를 채집했으며 다양한 형태의 변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흰개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가유산청, 농촌진흥청 산림청, 검역본부 등 각 기관의 관할 영역을 고려해 조사 지역을 선정하고, 업무 분담 및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침입 및 향후 정착 가능성 높은 흰개미 종 |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흰개미 피해 예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묘에서도 피해가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종묘 정전 일대는 2020년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며,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연구원은 "국보인 '종묘 정전' 일대를 공사하는 과정에서 건물 뒤쪽과 서쪽 익랑(翼廊) 일대 등에서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확인돼 방제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19일 열리는 세미나에는 캐리 코튼 미국 뉴올리언스 모기·흰개미·설치류 관리국 부국장, 호펑 리 대만 국립중흥대 교수 등이 참여해 각국 피해 현황과 방제 기술을 공유할 계획이다.
미국 연구자들과 흰개미 피해와 방제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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