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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수)

'전공의·의대생에 일침' 서울의대 교수 "침묵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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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15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장에 나온 하은진 교수와 강희경 교수 (왼쪽부터)


"더는 침묵하고 싶지 않았고, 의료계에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이걸 통해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자신들이 하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으로 인해 실제 피해 보고 있는 사람들을 한 번쯤은 바라봐 주길 바랐습니다."

서울대 의과대학·병원 교수 4명(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이 동료의 복귀를 막는 전공의와 의대생 등에 일침을 가한 성명의 여파 속에 맨 앞에 이름을 올린 하은진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오늘(18일) 언론과 만나 "반대 목소리도 낼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 교수는 "복귀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한쪽의 생각만 옳다고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성명을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전날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최근 건국대 의대생 일부가 "수업 복귀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문을 내는 등 복귀 저지 움직임이 노골화한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하 교수는 예상된 비난을 감수하고도 성명을 발표한 것은 개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옳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적잖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채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괴롭힘)이나 왕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내몰린다"며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정부가 미운 것도, 잘못한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잘못된 행동을 계속해도 되느냐"며 "우리 의료 시스템을 정부와 의료계라는 두 축이 붕괴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망가지면 우리 모두 망가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주환 국제보건학·보건정책학 교수 역시 전공의와 의대생 개인의 자유의사를 억압해선 안 된다며, 의료계도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교수는 "일단 모두의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 게 성명을 발표한 결정적 이유"라며 "(강경한) 의대생·전공의들이 (복귀를 원하는) 동료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경우가 있지 않으냐. 강제로 희생을 만드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돌아왔거나 이제 돌아오고 싶은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지켜줘야 할 후배 의사이자 제자인 만큼 이들이 내몰리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의대생이 감수해야 할 희생이 전공의보다 압도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의 삶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최근 각 의대는 의대생들이 시한 내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또는 유급 등 학칙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오 교수는 "자유의사로 휴학했다고 했으니 자유의사로 복귀한다면 그것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하고, 그런 것을 용인해서도 안 된다"며 "복귀든 아니든 각자의 자유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자유를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는 동의할 수도, 침묵할 수도 없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강희경 교수도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성명과 관련한 추가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서울의대 교수 4명은 일부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을 두고 동료 의대생과 전공의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지난 1년간 대안 없는 반대만을 한 게 아니냐며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이제는 선택할 때라고 역설했습니다.

성명 발표 후 의료계 내부에선 이를 비판하는 발언도 잇따랐습니다.

사직 전공의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겸 의협 부회장은 페이스북에 이 성명을 공유한 후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몇몇 분"이라고 했고, 의료단체 미래의료포럼도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서 있을 때 이들 교수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라며 성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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