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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두번째 파도… '카드 꽂는 대한민국' 비로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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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애플페이 2막, '꽂는 대한민국' 이젠 사라질까①

[편집자주] 아이폰의 '애플페이' 서비스가 국내 추가 도입을 앞뒀다. 2023년 현대카드가 처음 들여온 이후 2년 만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앞세워 비접촉 카드 결제의 물꼬를 텄다. 이번에야말로 '대는' 방식의 글로벌 표준 카드 결제가 한국에서 보편화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애플페이 확산에 따른 수수료 갈등과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확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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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Apple Pay)/그래픽=이지혜


2년 만에 애플페이의 두 번째 파도가 밀려온다. 카드업계 1·3위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준비하면서 대한민국 결제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대는' 방식의 카드 결제가 이번에야말로 정착해 한국이 '결제 갈라파고스'라는 오명을 벗어던질지 주목된다. 궁극적으로 더는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회에 한발짝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애플페이서 서비스가 명시된 화면이 인터넷에 유출되기도 했다.

두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면서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국내 카드 결제 방식이다. 애플페이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비접촉 결제(컨택리스·Contactless) 규격을 따른다. 휴대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결제가 이뤄진다. 손님이 점원에게 카드를 건네고, 건네받은 카드를 '꽂아서' 결제하는 한국식 결제 방식과 다르다.

EMV 규격 카드 결제는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국제 표준으로 쓰인다. 글로벌 카드사 비자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와 싱가포르를 포함한 세계 6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대면 거래의 90% 이상이 EMV 컨택리스 방식으로 결제됐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들여올 때 정태영 부회장은 "우리가 들여오는 건 애플페이가 아니라 EMV 방식 결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페이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컨택리스 결제는 보편화되지 못했다. 컨택리스 결제를 하려면 EMV 규격의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한국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약 10%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로 결제된 전체 금액 중에서 애플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삼성페이도 NFC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하지만 국내에서 삼성페이는 글로벌 표준인 EMV가 아니라 자체 NFC 결제 규격을 사용한다. 게다가 삼성페이는 구형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로도 결제할 수 있는 'MST' 방식을 지원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삼성페이가 널리 쓰여도 사람들은 EMV 규격의 NFC 결제 단말기 보급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번엔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3위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기에 기대감이 남다르다. 2년 전 애플페이를 들여올 때 현대카드는 NFC 결제 확산을 위해 대형백화점 등을 '전략 가맹점'으로 설정하고 단말기 설치 비용을 지원했다. 신한과 KB국민도 애플페이 서비스 사용처를 넓히기 위해 이같은 지원을 펼칠 수 있다.

관건은 소상공인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다. 15만~20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교체 비용이 부담돼 소규모 가맹점에서 NFC 단말기 보급이 어려웠다. 하지만 애플페이 사용자가 많아지면 밴(VAN)사도 소상공인 점주에게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로 교체하라고 적극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 단말기도 휴대폰처럼 보통 3년 주기로 교체하고, 밴사가 사장님들 상대로 영업하면서 교체를 종용한다"며 "1차 애플페이 상륙 때는 프랜차이즈 본사 등 대형가맹점 위주로 NFC 단말기 교체를 뚫었다면, 2차에선 밴사 영업 중심으로 소규모 가맹점까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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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제조사 간편지급 결제 현황/그래픽=이지혜


컨택리스 결제의 소비자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비자코리아가 지난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컨택리스 결제 인지도는 80.5%를 기록해 전년 대비 20%P(포인트) 상승했다. 컨택리스 결제를 사용해봤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7.9%에서 45%로 6배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페이 확산은 더는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미 휴대폰에 의한 간편결제 건수와 액수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휴대폰 제조사(삼성·애플)에 의한 일평균 간편결제 건수는 2020년 447만6000건에서 2023년 859만8000건으로 늘었다. 연평균 24% 이상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를 토대로 가정하면 지난해에는 일평균 1000만건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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