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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복귀 의대생 제적 확정, 더는 관용 베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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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의대 집단휴학 반려 결정
제적 따른 공백은 편입 등 검토해야


전국 40개 의과대학 총장들이 19일 긴급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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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의과대학이 대규모 집단휴학을 불허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 총장들은 19일 긴급회의를 열어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21일까지 휴학계를 반려하고, 학칙에 따라 제적·유급 처리한다는 것이다. 복귀시한은 길게는 오는 29일까지다.

'학사 유연화' 특혜를 받았던 의대생에게 더 이상 관용과 예외적 조치를 않겠다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오히려 늦은 것이다. 전공의 이탈과 의대생 집단휴학에 대책 없이 끌려다녔던 정부와 대학이 이번에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국민들은 의대생의 복귀를 간절히 희망해 왔다. 그러나 전국 의대생 1만8000여명의 96%가 휴학했고, 돌아오지 않았다. 의대 교육은 파행했다. 심지어 올 신입생까지 수업거부를 종용받거나 선언해 공분을 키웠다. "수업 복귀자는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일부 의대생의 입장문에서 그간 관용의 대가가 이런 협박으로 되돌아온 것에 참담하기까지 했다.

인성과 의술을 배우는 학업의 전당이 작금의 '줄탄핵' 정치판과 무엇이 다른가. 조롱과 비난, 갈라치기와 편가르기는 본분을 넘어서는 악질적 행태다. "여러분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하지만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그 가족들 아닌가"라는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의 성명은 의정갈등 1여년간 침묵하며 인내한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 그대로다.

독점적 권한의 의사집단은 정부와 법 위에 있는 특권층이 아니다. "의사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는 자성적 목소리가 그런 것이다. 그러나 박단 전공의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사집단 내 젊은 세대 강경파는 조롱과 비난을 내뱉으며 스스로 격을 무너뜨렸다. 우리가 갖춘 의료 인프라는 몇십만 의사집단의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니다. 수백만 의료보건 종사자는 물론 국민이 낸 직간접 혈세로 구축된 인프라다. 인프라 수혜 없이 혼자 힘으로 의사자격을 갖는 게 아니다.

의대 증원정책은 실패했다. 국민들은 값비싼 비용을 치렀고, 누군가는 생명을 잃기도 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시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개혁하겠다는 정부는 수차례 말을 바꾸면서 정책의 신뢰를 추락시켰다. 정원은 개혁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아갔다. 이미 의료개혁에 2조원 이상의 많은 예산과 건보재정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마저 대안 없이 백지화하라는 억지 요구를 되풀이할 뿐이다. 그러면서 현장을 지키는 동료와 선배 의사를 비난하고 있다. 의대 증원은 백지화됐으나 지역·필수의료 복원과 의료수가 현실화 등의 의료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미복귀 의대생은 원칙에 따라 처분해야 함이 마땅하다. 복귀한다면 2개 학년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하는 만큼, 교육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제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검토 중인 편입학 등 대안도 각 대학이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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