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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딥시크 쇼크 후 첫 ‘AI 슈퍼볼’… 젠슨황 화두도 ‘저비용 고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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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TC 2025]

차세대 AI칩 개발 로드맵 공개

올해부터 매년 새 AI가속기 출시… “많이 사면 더많이 절약” 가성비 강조

추론 최적화 SW ‘다이나모’ 첫선… 꼬마로봇 등장시켜 피지컬AI 강조

1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피지컬 AI’의 개념을 설명하며 디즈니의 로봇 ‘블루’를 소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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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파인먼’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의 이름을 딴 파인먼은 블랙웰, 루빈을 이을 차세대 AI 가속기다. 엔비디아는 빠르게 성능을 높여 가는 동시에 ‘딥시크 쇼크’ 이후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추론 AI’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놨다.

AI의 ‘슈퍼볼’(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결승전)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사 행사인 ‘GTC 2025’ 개막 둘째날인 18일(현지 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 열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는 황 CEO를 보기 위해 1만5000여 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설이 시작되자 가죽재킷을 입고 등장한 황 CEO는 장난감 바주카포를 들고나와 엔비디아가 쓰여진 작은 공을 관객석으로 쏘며 슈퍼볼 행사를 연상시켰다.

● “많이 사면 더 절약” 성능만큼 중요해진 비용

올해 GTC 역시 지난해만큼이나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황 CEO의 기조연설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변화가 감지됐다. 올해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추론 AI 모델인 ‘R1’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과 유사한 성능의 R1이 엔비디아의 저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800을 이용해 학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AI 업계에는 고성능 GPU에 대한 무용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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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업계 분위기를 의식하듯 황 CEO는 블랙웰, 루빈, 파인먼으로 이어지는 고성능 차세대 AI 가속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도 효율성을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7∼12월) 출시 예정인 블랙웰 울트라는 바로 이전 모델인 블랙웰의 연산 성능을 1.5배 높였다. 블랙웰의 다음 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은 내년 하반기, 루빈 울트라는 2027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로 각각 블랙웰 울트라보다 연산 성능이 3.3배, 14배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CEO는 “AI 팩토리(데이터센터) 기준, 같은 기능 대비 (운용) 비용은 블랙웰이 (이전 버전인) 호퍼의 13%, 루빈은 3%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이 사면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농담을 던지며 차세대 AI 가속기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신제품 출시 시 높은 성능에만 집중해 발표하던 이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 ‘추론의 시대’ 대비한 최적화 소프트웨어도 공개

딥시크의 추론 AI 모델 ‘R1’의 등장 이후 가속화된 AI 기업들의 추론 기능 강화 경쟁에 따라 엔비디아는 추론 최적화 소프트웨어 ‘다이나모’를 최초로 선보였다. 황 CEO는 다이나모를 “엔비디아의 다이너마이트”라고 소개하며 “다이나모는 AI 팩토리에서 최대 (연산) 처리량과 최대 품질을 최적화한다”고 설명했다.

추론은 사람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이 가능한 수준의 답을 내는 능력으로, ‘생각(thinking)’하는 행위라고 빗대 표현하기도 한다. 황 CEO는 “추론 모델이 등장하며 이전보다 연산량이 100배 이상 증가했다. 다이나모는 AI 팩토리 전반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인다”며 “호퍼 기반의 데이터센터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성능과 수익을 두 배로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다이나모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개발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딥시크 등장 이후 추론에 특화된 맞춤형 반도체(ASIC)를 개발하는 브로드컴과 같은 기업이 뜨고 있다. 향후 3년 내 이런 맞춤형 반도체가 AI 반도체 시장의 약 30%를 장악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개발 방향이나 젠슨 황의 발언들은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수조 달러 규모 ‘피지컬 AI’ 시장 열릴 것”

1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피지컬 AI’의 개념을 설명하며 디즈니의 로봇 ‘블루’를 소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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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조연설이 끝날 때쯤 키가 1m도 채 되지 않는 꼬마 로봇 ‘블루’가 깜짝 등장했다. 블루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sac)’을 기반으로 디즈니 리서치, 구글 딥마인드와 협업해 개발 중인 로봇이다. 세 회사는 로봇 학습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물리 엔진’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법칙을 기반으로 로봇이 실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도구다.

황 CEO는 올해 1월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의 기조연설에서 여러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뒤에 세운 채 ‘피지컬 AI’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도 “피지컬 AI는 수조 달러의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AI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 N1’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새너제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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