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중소 승강기업 합작
2024년 9월 합작법인 K-에스컬레이터 출범
경남 거창군에 있는 ‘K-에스컬레이터’ 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안전 검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거창=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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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남 거창군 승강기단지 ‘K-에스컬레이터’ 생산 공장. 안전 검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은 각종 공구를 들고 구동기, 제어반 등 핵심부품에 이상이 없는지부터 스텝 체인이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지까지 분주하게 살폈다. 현장 설치에 앞서 에스컬레이터를 공장에서 미리 조립해 시범 가동해 보는 과정이다. 이날 검수를 마친 2대를 포함한 에스컬레이터 총 6대가 다음달부터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K-에스컬레이터는 20일 자사의 첫 에스컬레이터를 출하했다. 대구 서문시장에 설치될 이 에스컬레이터는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생산된 에스컬레이터가 모델 인증을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 중국산 공세에 끊긴 기술 명맥, 다시 잇다
국산 에스컬레이터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초반. 중국산 저가 에스컬레이터 공세가 본격화하면서다. 중국산 에스컬레이터는 국산 대비 공급가가 30~4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에스컬레이터 산업이 외국산에 잠식당할 경우 시민의 편의와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스컬레이터는 엘리베이터나 무빙워크보다도 사고 빈도가 높다. 또한 사고 발생시 피해 규모도 큰 편이다. 외국산의 경우 부품수급 절차가 까다로워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 “저가 경쟁 부추기는 입찰구조부터 손봐야”
그러나 K-에스컬레이터가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공공 부문 에스컬레이터 발주 물량 대다수가 최저가 입찰제 형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찰 참여를 위한 자격 등 허들도 낮다 보니 제대로 된 시공 및 유지보수 역량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중국산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공급만 하는 중개 판매자가 사업 낙찰을 받는 경우가 많다.
최성현 한국승강기대 승강기공학부 교수는 “포스코가 제철소 설비·자재 입찰 당시 기준 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한 입찰자를 배제하는 ‘저가 제한 낙찰제’를 도입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K-에스컬레이터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중국 업체들이 담합해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소한의 가격저지선 임무를 수행하는 셈이다.
이준섭 K-에스컬레이터 대표. 거창=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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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섭 K-에스컬레이터 대표는 “연 200~300대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2028년 이후에는 미주, 일본, 중동까지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라며 “2000년 이전 국내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1만 대 이상의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만큼 에스컬레이터 교체 시장(MOD)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거창=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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