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 가보니
11대 광학선별기로 폐페트병 분류
국내 첫 투명·유색병 재활용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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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찾은 경기 시흥시 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 폐페트병들을 압착해서 만든 직육면체 블럭들(페트베일)이 공장 창고 한켠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주로 생수병과 음료수병, 맥주병으로 구성됐지만 간간이 분리수거가 잘못된 알루미늄 캔과 비닐봉투 등도 섞여 있었다. 컨베이어벨트에 블럭이 올라서며 재활용 작업이 시작됐다. 고정된 철사가 끊기며 순식간에 블럭이 무너졌고 단계를 거쳐 금속, 라벨 등 이물질이 제거됐다. 이어 11대의 광학선별기 등을 통해 투명병과 유색병, 맥주병으로 분류가 이뤄졌다. 각 광학선별기는 설정값에 따라 플라스틱의 재질과 색상, 형태 등을 파악해 슈팅하듯 바람을 불어내 페트병을 나눴다.
공장은 설비와 파이프로 가득찬 정글 같았다. 일하는 작업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학선별기 중간에 수작업으로 이물질 제거 작업을 진행하는 작업자 4명과 시설 장비를 돌리는 4명 정도의 인원이 전부였다. 삼양에코테크 관계자는 "공장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며 "전체 공장 직원은 7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장은 결코 작지 않다. 대지면적 5350평에 연간 폐페트병 4만5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국내에선 연간 40만 톤 정도의 페트베일이 나오는데 여기서 약 8분의 1이 처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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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페트병이 R-Chip으로 변하기까지는 선별과 세척, 분쇄, 건조, 중합(분자결합) 등 무려 30개의 단계를 거쳐야 했다. 통상 페트병 재활용 공장은 투명 페트병을 취급하는 데 반해 시화공장은 유색병과 맥주병도 한 데 재활용 작업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이는 삼양에코테크가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R-Chip을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로 쓸 수 있도록 인증을 받으면서 국내 최초로 투명·유색이 혼합 수거된 폐페트병을 활용해도 되도록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투명 폐페트병만을 모아놓은 블럭을 써야 식품용기용 재활용 제품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같은 블럭은 전체 수거량의 7%에 불과해 재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머지 97%의 혼합 폐페트병도 수거해 동시에 처리한다. 그만큼 페트병 분류의 정확성과 위생성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하루 6번씩 물리·유기 실험실을 통해 품질을 평가한다"며 "환경부에서 제시하는 식품용기 제조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치로 이물질 등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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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중국 측 기업이 채택한 화학적 방식의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은 제품을 새로 만들 때와 똑같이 탄소를 배출한다"며 "친환경으로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삼양에코테크가 채택한 물리적 재활용 방식은 페트병 생산 시보다 탄소 배출량이 절반 이하로 저감된다"며 "진정한 친환경 제품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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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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