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르포]냄새나던 페트병 맞아?…'페트칩' 빛나는 부활의 순간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8일 낮 방문한 경기 시흥시의 삼양에코테크 공장. 삼양에코테크가 생산하는 페트 플레이크의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방문한 경기 시흥시 삼양에코테크 공장(시화공장). 지게차가 분주하게 폐페트(PET)병 더미를 옮기고 있었다. 마지막 공정인 '칩' 생산 라인으로 들어려면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를 해야 한다. 공정이 깨끗해진다는 건 쓰레기였던 페트병이 새 소재로 탈바꿈한단 의미였다.

삼양에코테크는 페트 재활용 소재를 생산하는 삼양그룹 계열사로 2022년 말 삼양패키징의 재활용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시화공장은 폐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페트 플레이크와 이를 추가 가공한 작은 알갱이 형태의 재활용 페트칩을 생산한다.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는 "국내에서 페트플레이크와 재활용 페트칩을 전부 만들 수 있는 수 있는 공장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했다.

18일 낮 방문한 경기 시흥시의 삼양에코테크 공장. 페트를 재활용하기 위한 원료가 되는 페트 베일이 쌓여있는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페트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원료인 페트 베일을 조달해야 한다. 국내에서 연간 40만톤 정도 페트 베일이 생산되는데 삼양에코테크는 5만톤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수거되는 페트병의 8분의1을 삼양에코테크가 담당한다. 삼양에코테크의 생산라인은 시간당 7톤의 페트병 베일을 처리할 수 있다.

18일 낮 방문한 경기 시흥시의 삼양에코테크 공장.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가 재활용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양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라벨이 제거된 페트병은 투명병, 갈색병, 그밖의 유색병으로 분류된다. 광학 탐지기가 색을 감지하고 골라내는 식이다. 모아진 투명 페트병을 분쇄하면 1단계 가공품인 플레이크가 된다. 플레이크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두번의 세척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페트병 재활용 공장은 투명 페트병만 취급한다. 하지만 삼양에코테크는 갈색 병과 그밖의 유색 병도 한 데 모아 재활용한다. 현재는 투명병만 모아 식품용기용으로 재활용하고 유색 병은 장섬유 등을 만들 때 쓴다. 하지만 삼양에코테크는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R-Chip을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로 쓸 수 있도록 인증을 받으면서 국내 최초로 투명·유색이 혼합 수거된 폐페트병을 활용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18일 낮 방문한 경기 시흥시의 삼양에코테크 공장. 패트병으로 만든 재활용 칩의 모습./사진=삼양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플레이크를 녹여 작은 알맹이 형태로 만들면 페트병 생산 전단계인 '칩'이 된다. 페트병 투입부터 칩 생산까지 30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삼양에코테크는 칩 생산공정부터는 이물질 투입을 막기 위해 입구에 '에어샤워'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폐페트병은 쓰레기가 아니라 새 식음료 용기를 위한 소재가 된다.

삼양에코테크는 환경부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기존에 재생원료를 의무 사용해야 하는 주체는 페트원료 생산자였지만 앞으로는 페트병 생산자로 바뀐다.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 이용목표율도 3%에서 10%로 상향된다. 이에따라 업체들이 약 2만 톤의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할 전망인데 삼양에코테크는 이를 전량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시설용량을 확보했다. 정부는 재생원료 의무 이용률을 2030년 3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올해 4분기쯤 되면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용도별로 재활용 칩 사용 가능 비율을 점차 늘릴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낮 방문한 경기 시흥시의 삼양에코테크 공장. 재활용 페트칩의 비율별 페트병./사진=삼양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