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크레디트 12개월로…출산 크레디트 상한 폐지
“청년층에 부담” “노후 빈곤 해결하기엔 부족” 비판도
구조개혁·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은 연금특위서 논의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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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는 돈과 받는 돈 등 수치를 조정하는 ‘모수개혁’이 18년 만에 성공했다. “더 늦기 전에 이뤄내 다행”이라는 평가와 “노후 소득 보장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개혁안의 핵심은 ‘더 내고, 조금 더 받는’ 것으로 요약된다.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은퇴 후 받는 연금액은 은퇴 전 평균 소득의 40% 수준에서 43%로 오른다.
구체적으로 2026년 신규 가입하는 평균 소득 수준(월 309만원) 가입자의 보험료는 월 12만4000원가량 오른다. 직장가입자는 이 금액의 절반을 회사가 낸다. 내년 신규 가입자가 40년 가입하고 25년간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보험료는 5000만원가량 많아지고 연금액은 2000만원가량 늘어난다. 수급 첫해 월 연금액은 123만7000원에서 132만9000원으로 늘어난다.
가입자가 내는 총보험료는 현행 1억3349만원에서 1억8762만원으로, 총 수급 연금액은 2억9319만원에서 3억1489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저소득 지역가입자는 12개월 동안 보험료 50%를 지원하며, 국가가 국민연금의 안정적·지속적 지급을 보장하는 내용의 ‘지급 보장 명문화’도 국민연금법에 반영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안은 군 복무 전체 기간을 크레디트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개정안에선 12개월로 제한됐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군대 가 있는 전체 기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을 못해서 연금 납부를 못하는 건데 왜 일부 기간만 인정을 해주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 크레디트 확대에 대해 “부유층일수록 다자녀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역진적인 소득 재분배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청년층이 지금보다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는 24개국이 보편적으로 도입한 제도는 맞지만, 그 국가들은 이미 연금 수급 부담 구조가 낸 것만큼 받는 식으로 균형화돼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 43%·보험료율 13%’ 안에서는 누적적자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지연된 개혁이지만, 이렇게라도 합의돼 다행”이라며 “재정 안정이나 소득 보장 양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래 주장한 것보단 부족한 개혁이지만, 추후 개혁을 고려할 때 나아갈 방향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했다.
반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국민의 노후를 빈곤으로 내몬 거대 양당의 졸속 합의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정안에 따르면 평균 소득자가 40년 가입하고 받는 연금액이 복지부 계산 기준 월 132만원인데, 연금연구원이 발표한 노후 최소 생활비(136만원)에 못 미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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