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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고미술에 깃든 삶과 미학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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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옛것에 혹하다 l 김영복 지음, 돌베개, 2만3000원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는 도심에서 한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차·한식·도자기·한지 같은 전통상품뿐 아니라 옛 서화와 고문서 같은 골동품도 볼 수 있다. 김영복씨는 인사동 고서점 통문관 점원으로 시작해 문우서림 주인까지 50년을 인사동에서 지낸 고미술계의 산 증인이다. ‘티브이(TV)쇼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을 지냈을 만큼 감식안과 경험의 철학이 쌓인 그가 ‘옛것에 혹하다’는 제목으로 첫 책을 냈다. 지금껏 접한 수많은 명작 가운데 80개를 추려, 그에 얽힌 역사와 비화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명작들의 도판도 여러 장 곁들여 감상을 돕는다.



“많은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더해진 작품들은 더 이상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걸 깨닫는 순간에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 추사 김정희 글씨의 가짜를 샀던 씁쓸한 추억도 있지만, 고졸한 작품들을 보며 깨닫는 지혜가 있다. 만해 한용운, 석봉 한호, 사명대사 등의 탁월한 글씨들에 담긴 미학을 사랑하는 이유다.



“내가 생각하는 잘 쓴 글씨란 유명한 서예인이 쓴 글씨다. 좋은 글씨란 부모와 스승의 글씨, 아들과 손자의 글씨, 내가 존경하는 분의 글씨 같은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글씨, 가장 좋은 글씨는 남을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살다 간 분들의 글씨다. 그런 면에서 안중근 의사의 글씨는 최고의 기술을 지닌 서예가도 따라가기 어려운(…), 좋은 글씨의 표상으로 너무나 충분하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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