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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디지털은 촉각적 리듬을 재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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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그러나 같은 것을 또다시 원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을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 채 우연한 만남이 우리 관심을 촉발한다면 어떻게 될까? 디지털 기술은 이 계획되지 않은 사건, 즉 책장을 넘기고, 시간을 표시하며, 텍스트를 진행하는 데 따른 촉각적 리듬을 재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디지털 서비스의 이상적 고객이 되려면 인간 스스로가 더 로봇 같아지고, 예측할 수 있으며, 제한적이고, 유순해져야 한다.” <도서관의 역사>, 아르테


도서관을 파괴하려는 시도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바빌로니아 왕은 아시리아의 왕궁 도서관을 불태웠다. 최근에는 전자책이 도서관을 관 속에 넣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장서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은 도서관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도서관의 역사> 필자들은 말한다. “도서관이 다양한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돌아다니고, 책을 읽다가 내킬 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장소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책의 무작위성과 사람들 취향과 호기심의 무작위성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다른 공공 공간과 구별하는 점도 이 무작위성이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무얼 바라든지 간에, 그 바람을 북돋우는 모든 것을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장소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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