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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18년 만의 연금개혁 '일등공신' 박주민 "여야 합의 이어질 것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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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숏터뷰]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5.03.20.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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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대화로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오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전 여야가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은 43%를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한 직후 진행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손을 대는 모수개혁안은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소관 상임위를 책임진 박 위원장은 지난하게 이어졌던 연금개혁 협의 과정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박 위원장은 어떻게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며 여야 각 당 관계자들은 물론 정부부처 등 수많은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설득에 나섰다. 여당에서도 "박 위원장이 정말 집요하게 연락을 해온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박 위원장은 "오늘(20일)만 해도 여야 원내대표를 포함해 정부 부처, 국회의장까지 모두 만났다"며 "모수개혁은 아무래도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보니 여야 모두 (내심) 피하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작업이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금개혁 논의의 판은 깔렸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무산 위기를 맞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민의힘의 '소득대체율 43%'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여야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시 '여야 합의 처리'라는 문구를 넣을지 여부를 두고 끝까지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연금개혁은 그 특성상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 폭 이외에도 '디테일'에서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일부 사안에서는 심지어 같은 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여야의 협상이 중간중간 소득대체율의 차등 인상 , 자동조정장치 도입, 구조개혁 동시 논의 등 새로운 조건에 발목잡혀 삐걱였던 이유다. 자동조정장치는 연금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에 맞춰 연금 지급액과 보험료율을 자동 조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박 위원장은 "다들 말들은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또 들여다보면 이슈가 복잡하다보니 협의가 쉽지 않았다"며 "협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여야 합의 처리' 문구를 두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은 최후의 수단으로 연금개혁안 단독 처리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빠른 합의를 이끌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안 된다 싶으면 단독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긴 했으나 그건 진짜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때 시점에서 약간 (여당을) 압박하면 대화가 다시 시작되면서 (여야 간 이견이) 풀릴 부분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여당 역시 (연금개혁) 의지가 없지 않았고 여당 역시 그간 해왔던 말이 있다보니, (우리가) 단독 처리를 해버리겠다고 하니 여당에서도 입장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이 '여야 합의 처리' 문구를 넣자는 국민의힘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합의가 성사되는 듯 했으나 막판 민주당이 당초 합의 내용과 달리 군 크레딧 제도 인정 기간을 더 늘리자는 제안을 던지면서 여야 간 분위기는 다시 냉랭해졌다. 결국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면서 당초 합의 내용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긴 했으나 합의 내용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었던 것이라고 박 위원장은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제안을 던진 박찬대 원내대표 뿐만아니라) 저희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아쉽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조금만 군 크레딧 인정 기간은 조금 더 늘려줄 수 있냐는 제안을 한 번 던져봤던 것이다. 다만 그걸 고집하며 전체 합의의 판을 깰 순 없었고 판을 깨기 위해 제안을 던진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연금개혁안이 18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의미에 대해 "물론 일부 내용에선 아쉬운 지점도 있다"면서도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문을 쓴 게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가 대화를 해서 뭔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연금개혁은 여야 모두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왔던 말이 있다보니 가급적 합의 처리하는 것이 좋고, 이런 의제조차 합의가 안되면 앞으로는 어떤 것도 합의는 불가능하지 않겠나"라며 "이런 고민 속에서 진정성 있게 양측이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 어려운 연금개혁에도 합의를 했으니 더 쉬운 의제에서도 이런 합의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여야가 18년 만에 연금개혁에 합의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주민 위원장이 국민연금법 개정안 상정을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3.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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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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